스마트팩토리부터 물류설비까지…중견기업 신사업 확장 '주목'

by함지현 기자
2021.08.10 14:42:44

한솔 '코에버정보기술' 품고 유진 '태성시스템' 인수
고유 영역 넘어 새로운 분야 진출로 활로 모색
신사업 정관 추가로 기회 찾기도…"선제적 대응 활발"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중견기업들이 다방면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자 고유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분야까지 도전하며 미래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그룹 IT 계열사 한솔PNS(010420)는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전문 기업인 ‘코에버정보기술’을 인수한다. 지분 53%를 갖게 되며 인수금액은 약 90억원이다. 한솔PNS는 이번 인수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 관련 사업에서의 역량을 확보하고 사업 영역의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06년 2월에 설립한 코에버정보기술은 인공지능(AI)을 비롯,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춘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공정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한솔PNS는 코에버정보기술 인수로 4차 산업시대 유망 분야로 손꼽히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 분야에 진출하게 됐다. 또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IT 기술 역량과 새롭게 인수한 회사 간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미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유진그룹도 550억원을 들여 스마트 물류 설비 제조기술을 보유한 태성시스템을 인수한다. 유진기업(023410) 자회사인 유진로지스틱스 증자와 유진PE를 통해 인수금을 조달하며 지분율은 유진로지스틱스 36.4%, 유진PE가 63.6%다.

지난 2016년 설립한 태성시스템은 화물 고속분류 장비와 제어시스템 등 물류 자동화 설비를 설계, 제작하는 전문기업이다. 물류 효율을 혁신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는 휠소터, 플랩소터, 버티컬 틸트트레이소터 등 제품 개발로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이 88% 성장하는 등 자동화 물류 설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는 쿠팡, CJ대한통운 등이 주요 고객사다.



유진그룹은 최근 비대면 트렌드 가속화 등으로 물류 시장이 대형 풀필먼트에만 의존할 수 없고 도심 내 소규모 물류센터인 마이크로 풀필먼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전문업체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멘트 업계 1위 쌍용C&E(003410)도 지난 6월 폐기물 처리 전문회사 KC에코물류를 인수했다. 올 초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만큼 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KC에코물류는 KC그린홀딩스가 지난 2014년 설립한 회사다. 연료로 재활용이 가능한 가연성 수지류 폐기물을 수집·처리하는 업체다. 폐합성수지나 사업장 생활폐기물 등을 가공해 고형연료(SRF)로 만들어 공급한다. 그동안 시멘트 업체들은 폐기물 처리·가공 업체를 통해 폐플라스틱·폐비닐 등 순환자원을 공급받아 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해 왔는데, 쌍용C&E는 이번 인수로 이 분야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

쌍용C&E는 순환자원 처리 전문 계열사로 설립한 ‘그린베인’을 통해서도 폐기물 중간처리 업체 인수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500억원을 출자했다.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회사 이익구조에서 환경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이밖에 새로운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며 기회를 노리는 곳도 있다. 종합 제지업체인 깨끗한나라(004540)는 올 초 먹는샘물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삼표시멘트(038500)는 환경사업 확대를 위한 폐기물 수집 운반업·폐기물 중간재활용업 등을, LX하우시스(108670)는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양성을 위해 유료 직업소개사업·학원운영업 등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중요성 부각 등으로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이에 발맞춰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본연의 사업을 넘어 선제 대응을 통한 신사업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