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진흙탕싸움 벌인 트럼프 Vs 바이든…최후 승자 언제쯤?

by김정남 기자
2020.11.03 13:12:41

트럼프 vs 바이든, 22개월 대장정 마감
3일 0시부터 현장투표…미국의 선택은
6대 경합주 격차 2.6%P…차이 좁혀져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에 화력 집중
트럼프 "가짜 여론조사들…결국 이길 것"
바이든 "미국 분열시킨 대통령 물리쳐야"
출구조사 결과 나오는 3일 밤~4일 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공항에 마련된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제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았다. 미국 대선 레이스가 2년 가까운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종착점에 다다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마지막날까지 대권 향방을 가를 주요 경합주들을 훑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판세는 안갯속이다. 당초 바이든 후보의 압승 전망까지 나왔으나, 6대 경합주에서 막판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간 6대 경합주 지지율 격차는 2%포인트대로 좁혀졌다. 본격 대선전 이후 사실상 최소 격차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대선 현장투표는 3일 0시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 등에서 시작해 알래스카주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한다. 투표는 동북부에서 중부를 거쳐 서부로 시차를 두고 50개주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민주당이 지난해 1월 출마 선언을 시작한 이후 무려 22개월 만이다.

당선인 윤곽은 주요 주들의 투표가 끝나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3일 늦은 밤 혹은 4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억명에 가까운 전례가 없는 사전투표 열풍 때문에 승부가 결정되기까지 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CNN, ABC, CBS, NBC 등 주요 방송사 4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론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를 통해 출구조사를 한다.

판세는 박빙으로 점쳐진다. 선거전문 사이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CP)의 집계·분석에 따르면 이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상 6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건주, 위스콘신주,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평균 2.6%포인트 뒤졌다. 이는 지난 4월5일(2.5%포인트) 이후 가장 작은 차이다. 두 후보간 대선 경쟁이 본격화한 이후 사실상 최소 격차다.

남부 선벨트의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9명), 노스캐롤라이나주(15명), 애리조나주(11명) 등 3곳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중이다.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주의 경우 바이든 후보가 1.7%포인트 앞서고 있다. 다만 RCP가 공개한 7곳의 여론조사 중 인사이더 어드밴티지 등 2곳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공표했다. 초박빙 양상으로 읽힌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0.5%포인트 앞서고 있다. 공개된 7곳의 여론조사 중 3곳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를, 3곳은 바이든 후보의 우세를, 1곳은 지지율 동률을 각각 내보였다. 그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로 꼽히는 북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주(20명)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2.5%포인트 이기고 있다. 8곳 중 3곳은 트럼프 대통령을, 5곳은 바이든 후보를 각각 우세 후보로 발표했다. 또다른 러스트벨트 지역인 미시건주와 위스콘신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6%포인트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리고 있다.



미국 대선은 한국처럼 전국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받는 후보가 당선되는 구조가 아니다. 각 주의 투표에서 승리한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는 승자독식제다. 전국 지지율에서 진다고 해도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하면 이기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그 중 6대 경합주는 성패를 가르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전국 지지율에서 졌지만 대권을 잡았던 건 6대 경합주의 선거인단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선벨트 3곳을 이기고 러스트벨트 중 1곳을 가져오면 재선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바이든 후보는 러스트벨트 3곳을 싹쓸이하면 승기를 굳힐 수 있다.

두 후보는 유세 마지막날인 이날 역시 6대 경합주를 중심으로 유세 동선을 짰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건주, 위스콘신주 등 4개주를 넘나들며 5번의 유세전을 펼쳤다. 이날을 포함해 이틀간 10곳을 누비는 강행군을 통해 ‘어게인 2016’을 위한 막판 세 확산을 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상 다소 열세인 점을 의식한듯 “가짜 여론조사들”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결국은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 전인 지난 대선 때 여론조사에서 지다가 대선 당일 투표에서 이긴 역전극을 재연할 것이라는 의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을 위한 투표는 당신을 침묵시키고 검열하고 처벌하려는 세계주의자와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부유한 자유주의 위선자들에게 정부 통제권을 넘겨주려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바이든 후보는 전날에 이어 또 펜실베이니아주 공략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펜실베이니아주를 빼앗기지 않으면 대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이든 후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까지 유세전에 함께 하며 이곳에서 힘을 쏟았다.

그는 “그동안 미국을 분열시킨 대통령을 끝낼 기회가 왔다”며 “나라 전역에 증오의 불길을 부채질한 대통령을 끝낼 수 있다”고 맞받았다. 바이든 후보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론을 거론하며 “코로나19를 물리치는 첫 단계는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6대 경합주 외에 △오하이오주(트럼프 1.4%포인트 우세) △미네소타주(바이든 4.3%포인트 우세) △아이오와주(트럼프 1.4%포인트 우세) △조지아주(트럼프 0.2%포인트 우세) △텍사스주(트럼프 1.2%포인트 우세) △네바다주(바이든 3.6%포인트 우세) 등 다른 경합주 역시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에 있는 오렌지카운티 유권자 등록센터에서 선거관리 요원들이 우편투표 용지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