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5촌 살인사건' 유족 경찰 출석…"진범 찾고싶다"

by김성훈 기자
2017.09.29 14:29:11

29일 경찰 출석…박근혜 5촌 살인사건 제3자 개입 의혹
"단순 살인사건 아냐…재수사로 관련자 처벌해야"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조카인 고(故) 박용철씨 부인과 차남 박모씨가 29일 오후 고소인 조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권오석 기자] 경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 재수사에 나선 가운데 숨진 고(故) 박용철씨 차남이 29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어머니 이씨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사에 도착한 박씨는 “진실이 밝혀져 진범을 잡고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며 “경찰 조사에 열심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사건은 의문점과 의혹이 많아 단순 살인이 아니라고 본다”며 “새로 드러난 정황과 증거들이 있는 만큼 재수사를 통해 진짜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을 저지른 제3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말씀 드리기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그는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는데 할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 “과거 경찰 수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이번 재수사로 밝히고 사고에 관련된 모든 인사들이 처벌 받아야 한다”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향했다.

앞서 박씨는 ‘박 전 대통령 5촌 살인 사건’에 제3자가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지난 15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나흘 뒤인 이달 19일 사건을 배당받아 재수사에 나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27일 서울북부지검으로부터 약 3000쪽 분량의 수사 기록을 넘겨받고 검토를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를 상대로 알려지지 않은 제3의 인물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5촌 조카 살해사건은 박 전 대통령과 동생들의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이 이어지던 2011년 9월 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철씨와 그의 사촌형 용수씨가 북한산 자락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조사 결과 두 시신에서 마약성분이 들어간 졸피뎀 등이 검출되면서 타살 의혹이 제기됐으나 박용수씨 몸에서 발견된 유서 등을 바탕으로 용수씨가 용철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박용철씨 유족은 유도선수 출신의 용철씨를 왜소한 체형의 용수씨가 제압하고 흉기를 휘둘렀다는 수사 결과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어 범행 과정에 제3의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과 정치적 배후에 대한 의혹도 제기해 왔다.

박용철씨 유족은 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할 당시 연 기자회견에서 “법의학전문가들은 망인(박용철)이 최소 3가지 이상의 흉기로 살해당했으며 박용수씨 역시 스스로 목을 맨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