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에 발목잡힌 한국전력, 회복은 언제쯤?

by김대웅 기자
2014.06.17 16:16:19

유가 급등 우려에 올 들어 최대 낙폭
"단기 투자심리 위축일 뿐..펀더멘털 영향은 제한적"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순항 중이던 한국전력이 이라크 내전이라는 암초를 만나 휘청대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 속에 지난달까지 계속해서 신고가 행진을 펼쳐왔지만, 유가 급등으로 인한 연료비 상승 우려감에 이달 들어 깊은 조정 국면에 빠져들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적으로 수급이 악화된 것일 뿐, 이라크 사태가 한국전력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7일 한국전력(015760)은 전일 대비 0.94% 오른 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 그러나 기관 투자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반등폭은 제한됐다. 지난달 4만2000원을 찍으며 올 들어 20% 넘게 오르기도 했던 한국전력의 주가는 그러나 현재 고점 대비 10% 넘게 빠진 상태다. 올 들어 가장 깊은 조정 국면이다.

한국전력 주가 흐름
그간 한국전력의 주가 상승세는 외국인이 주도해 왔다. 기관은 꾸준히 물량을 내놨지만 기관의 거센 매수세 덕분에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올 초 23%대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27%대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이라크 사태와 함께 외국인이 이탈하기 시작했고 주가도 미끄럼을 탔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3일과 16일 이틀새 80만주 넘게 순매도했다.

현재 이라크는 내전이 확산되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과 이라크 정부군이 곳곳에서 교전을 벌이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무장병력을 이라크로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렇자 유가도 연일 요동치고 있다. 한국전력으로서는 연료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전력의 연간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2조원 가량 감소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고려할 때, 이라크 내전이 중동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원유시장의 수급을 교란할 요인이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1% 변동에 따른 한국전력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연간 2014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하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은 이보다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또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OPEC의 영향력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여전히 사우디의 증산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구조적으로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하면 일시적으로 한전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지만, 장기적로는 전기요금 조정으로 유가 상승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