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2025년부터 보증 축소…2027년 부채율 87% 전망

by송주오 기자
2023.08.14 17:29:09

신보 핵심업무 ''일반보증'' 내년 4% 넘길듯
내년 부실액 2.6조 예상…대위변제액도 증가 불가피
이사회 "비상상황, 리스크 인수율 강화할 수밖에"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코로나19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들면서 신용보증기금의 중소기업 대상 일반보증이 축소될 전망이다. 대위변제율 급증으로 신보의 부채율이 오는 2027년 최대 86%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돼 2025년부터 일반 보증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사진=신용보증기금)
14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신보가 제출한 ‘2023~2027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신보의 일반보증 부실률은 내년에 4.2%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예상 부실률은 3.9%다.

일반보증은 신보의 핵심업무로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은행에서 자금을 빌릴 때 신보의 보증으로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연체 등 채권 부실이 발생하면 신보가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구조다. 즉, 부실율이 높아지면 신보가 부담해야 할 대위변제액이 상승해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라 신보는 보증규모를 2025년부터 점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내년까지는 보증 확장 기조를 유지한다. 전체 보증 잔액 규모(약 62조 원)를 감안하면 내년 전체 부실액은 2조 6956억 원으로 올해보다 2000억 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부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 신보가 부실이 발생한 기업 대신 갚아야 하는 대위변제액도 2조 4868억 원으로 올해보다 1400억 원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보의 재무상황은 빠르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9월 만기종료와 상환유예 조치를 종료할 경우 부채비율은 올해 46.0%에서 내년 54.8%로 증가한다. 매년 큰 폭의 부채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2027년에는 86.6%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사회는 이같은 전망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 인사는 “경제 상황이 나빠지더라도 신보가 평상시처럼 보증을 해주면 좋겠지만 이 경우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대위변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진다”면서 “비상 상황에서는 리스크 인수율을 약간이라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보의 보증규모 축소 방침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다른 인사는 “우리 기업인들,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인들을 생각한다면 이건 정부하고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지만 경제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했다.

신보는 재무적 부담 급증에 정부에 추가 출연금을 요청하기로 했다. 신보는 당국에 중장기 재무계획을 제출하면서 올해부터 2027년까지 2조 3552억 원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