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부장 수출규제 해제…관련 기업 “큰 여파 없다”

by김영환 기자
2023.03.17 17:52:33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 등 국산화 성공
“경쟁 생기겠지만 큰 타격은 아닐 것”
수입망 다변화하면서 日의존 줄여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일본 정부가 지난 16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국산화에 일정 부분 성공해서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제한을 걸겠다는 복안이었다. 같은 해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외에 따르면 2018년까지 한국 기업이 3개 품목에 대해 일본에 의존한 정도는 각각 포토레지스트 93.2%, 불화 폴리이미드 44.7%, 불화수소 41.9%에 달할 만큼 높았다. 4년이 지난 2022년 포토레지스트는 77.4%, 불화폴리이미드는 33.3%, 불화수소는 7.7%로 의존도를 낮췄다.

포토레지스트는 지난 2021년 3월 동진쎄미켐(005290)이 세계에서 4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 위에 분사해 특정 패턴을 만들 때 쓰는 소재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이다.

이부석 동진쎄미켐 대표는 이데일리에 “그간 일본에서 수출을 제한하는 바람에 제일 많이 덕을 봤다”면서도 “일본 기업들도 제품을 팔 수 있게 돼 경쟁은 좀 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제품도 세계 전체 시장에 다 수출되고 있는데 일본 제품이 수입된다고 뭐라고 할 이유가 없다”라며 “크게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연구개발에 매진해서 경쟁력 있는 국산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불화수소는 특히 일본 의존도를 크게 낮춘 소재다. 7.7%에 그친다. 2020년 솔브레인(357780), SK머티리얼즈(036490) 등이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 수요의 70~80%는 국내 기업으로도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불화수소는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고, 세정하는 공정에 활용되는 필수 소재다.

불화수소의 경우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있기 전인 2018년부터 국산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국산화에 성공했던 솔브레인은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생기자마자 새로운 공장을 준비하고 국내 생산으로 전환했다.

솔브레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큰 변화는 없다”라며 “아직 확정된 게 없기 때문에 면밀히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불화 폴리이미드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해 붙이는 필름 형태다. 이는 초박막경량유리(UTG)로 대체돼 이미 ‘갤럭시Z플립’으로 첫 상용화에 성공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여전히 연구개발에 나선다.

수출 규제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해외 수입망을 다변화했기 때문에 여파는 더욱 낮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불화수소는 대만 및 중국에서도 수입을 시작했고, 포토레지스트는 벨기에에서도 수입해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일 경제적 협력의 밀접도를 높이기 위해 화이트리스트 지위 회복을 강조했다. 우방국에 대한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한일 양국의 투자액이 절반 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간 산업 공급망을 회복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 회복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