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닷컴 창업자, CEO 물러난다…후임에 쉬레이 징둥그룹 총재
by신정은 기자
2022.04.07 15:05:10
류창둥 회장,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전략구상
중국 규제 속 젊은 창업자들 잇따라 경영서 손 떼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꼽히는 징둥(京東·JD닷컴)의 창업자 류창둥(劉强東·49) 회장이 40대의 나이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7일 중국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징둥닷컴은 이날 성명을 내고 쉬레이(徐雷) 징둥그룹 총재가 최고경영자(CEO)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류 회장은 CEO 자리를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 자리만 유지할 예정이다. 류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고 대신 장기 전략 수립, 젊은 인재 안성, 농촌 진흥 사업 등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미 예상됐던 수순이기도 하다. 류 회장은 지난해 9월 당시 징둥유통 CEO였던 쉬레이를 그룹 전체의 총재로 승진시켜 경영 승계를 준비해왔다.
류창둥은 1998년 베이징에서 징둥이란 소매점을 창업한 후 2004년 온라인 쇼핑 몰로 전환해 전자상거래 시장의 큰 손이 됐다. 류창둥은 징둥의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포브스 집계 기준 순자산 평가액은 128억달러(약 15조6000억원)로 전세계 188위에 올랐다.
중국 2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된 징둥닷컴은 중국 정부가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에 나서면서 실적이 악화됐고 최근엔 인력 감축도 진행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징둥닷컴의 주가는 2021년 2월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 반토막이 난 상태다.
류창둥은 개인적으로는 2019년 미국에서 같은 대학 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경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사회적 비난을 받았고 그 뒤로 공개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편, 징둥닷컴 뿐 아니라 최근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 사이에서는 젊은 창업자들이 연이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창업자인 장이밍 CEO는 지난해 5월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한때 중국 3대 부호로 등극하며 성공 신화를 쓴 황정 핀둬둬 창업자 겸 회장도 지난해 3월 돌연 은퇴를 결정하고 주식 의결권까지 완전히 내려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