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기극", 정봉주 의혹 새 국면…'미투 운동' 악재 될까

by장영락 기자
2018.03.12 14:13:25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e뉴스 장영락 기자]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사회 부조리에 대응하며 지지를 받고 있는 ‘미투 운동’ 운동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주 온라인 매체 ‘프레시안’이 보도한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 그날 그 장소에 간 적도, A씨(프레시안에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현직기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프레시안 보도를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던 지난 7일 ‘A씨가 2011년 정 전 의원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보도를 냈다. 정 전 의원은 보도가 나온 뒤 출마선언을 무기한 연기했다.

정 전 의원이 최초 해명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놔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보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으나, 이날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발표가 나오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 전 의원이 당시 자신의 동선을 증명하기 위한 사진 등의 증거자료를 내놓으며 보도를 강행한 프레시안에 대한 비난 여론이 늘고 있다.



A씨가 최초 고발 후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날짜를 정정한 점도 프레시안 보도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주요포털 뉴스 섹션은 프레시안에 해명을 요구하는 댓글로 도배되고 있다. 오후 2시 현재에도 ‘프레시안’과 보도를 한 ‘서어리 기자’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유지되고 있으며, 프레시안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 장애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연이은 실명 고발로 활기를 띠던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에 악재가 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연예계와 정치계 인사 등에 대한 고발이 이어져 각종 성폭력 문제를 개선하리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정치공작·무고 등의 논란과 엮이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을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김어준씨는 여권에 대한 정치공작으로 ‘미투 운동’이 악용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9일 방송된 팟캐스트에서도 “MB가 사라지고 있다”며, 연이은 미투 고발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덮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