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밖에 안 보인다"…필리핀서 '커닝 방지 모자' 화제

by유찬우 기자
2022.10.26 14:05:37

교수 "학생 정직함 보일 재미있는 방법 연구해"
학생들, 재활용품 등 이용해 기상천외 모자 만들어

[이데일리 유찬우 인턴기자] 필리핀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재활용품 등을 이용해 만든 ‘커닝(시험 부정행위) 방지 모자’가 공개되면서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메리 조이 만다네-오르티즈 필리핀 비콜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10월 셋째 주에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학생들에게 모자나 헬멧 등을 착용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학생들은 판지, 계란 상자, 혹은 여러 재활용 재료들로 제각기 다른 커닝 방지 모자를 만들어 왔다.

(사진=만다네-오르티즈 페이스북 캡쳐)
학생들에게 부정행위 방지 모자를 주문한 만다네-오르티즈 교수는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정직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3년 태국의 한 대학에서 있었던 비슷한 사례에 영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대학은 양쪽 관자놀이에 큰 종이를 붙여 양 옆을 보지 못하도록 하고 시험을 치르게 한 바 있다.



당초 만다네-오르티즈 교수가 학생들에게 요구한 것은 커닝을 막을 수 있는 단순한 디자인의 모자였다. 학생들이 준비한 재치 있는 모자에 대해 그는 “학생들이 코로나19 이후 처음 치른 대면시험에 기뻐했다”며 “오랜만에 보는 대면 중간고사를 추억으로 남기고자 한 것 같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시험이 치러지는 장면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그가 올린 게시물은 수천개의 ‘좋아요’를 받았으며, 현지 언론들도 잇따라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