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M 글로벌도 접는 위메이드…韓게임업계, 선택과집중 '뚜렷'
by김가은 기자
2024.05.21 16:27:10
위메이드 '미르M' 국내외 서비스 종료, 中 출시는 추진
'나크', '미르5' 및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에 초점
3N도 효율화 초점 "경쟁력 있는 작품에 집중"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가지치기에 나섰다. 성과가 다소 부진한 게임에 대한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기존에 운영 중이던 서비스는 물론 정식 출시 전인 ‘미리 해보기(얼리액세스)’ 단계에서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서비스를 접고 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112040)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M’의 국내외 서비스를 연내 모두 종료할 예정이다. 미르M은 위메이드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미르’를 기반으로 개발돼 지난 2022년 6월 국내 출시됐다. 가상자산 경제 시스템(토크노믹스)를 접목한 글로벌 판은 지난해 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르M 운영진은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향후 게임 개발과 서비스 지속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논의 끝에 안정적 서비스와 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2024년 5월21일부로 미르M 내 신규 콘텐츠 및 시스템에 대한 업데이트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효율화 경영 기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내 출시 당시 미르M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 매출순위 10위권 내에 안착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MMORPG 장르에 대한 이용자 이탈 등으로 매출 순위는 물론 동시 접속자 수도 급격히 줄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관호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회사 미래 비전과 가장 적합한 프로젝트와 사업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위메이드는 성장 동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나이트 크로우’가 출시 3일 만에 매출 1000만달러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고, 미르 IP를 활용한 차기작 ‘미르5’·기대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도 개발 중이다. 미르M은 지난해 말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받고 현지 서비스를 위해 퍼블리싱 업체를 물색 중이다.
결국 현재 성과가 나는 서비스와 향후 성장을 이끌어나갈 게임 개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부진하고 약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결정하고, 더 잘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N(넥슨·넷마블(251270)·엔씨소프트(036570))’ 또한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넥슨은 베일드 엑스퍼트, 워헤이븐 등 얼리액세스 방식으로 출시한 게임들에 대한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모바일 액션 게임 ‘빌딩앤파이터’도 출시 6개월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전반적 경영 쇄신에 나선 엔씨소프트는 올해 2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정리하며 트릭스터M, 프로야구 H3 등을 접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엔씨타워 등 불필요한 부동산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판교 R&D 센터 또한 필요에 따라 유동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넷마블은 약 1년5개월간 얼리액세스로 진행해오던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서비스를 지난 4월 종료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지난 1월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서비스를 중단했다.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MMORPG ‘달빛조각사’도 오는 31일 5주년을 앞두고 종료될 예정이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신사업과 투자, 본업인 게임 등 모든 면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사업에 대한 검토 후 가능성이 없다면 빠르게 종료를 결정하고 있다”며 “얼리액세스 단계에서 가능성이 없다면 무리하게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보다 경쟁력 있는 게임에 인력과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