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샀는데 ‘횡성 한우’라고? 농관원, 원산지 집중점검

by이명철 기자
2022.03.16 14:13:18

상·하반기 유명지역 농특산물 원산지표시 단속
이천쌀·횡성한우·순찬고추장 등 35개 관리품목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이천 쌀, 횡성 한우 등 유명 지역에서 나온 농축산물인 것처럼 소비자들을 속여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정부가 단속에 나선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올해 상반기인 3월 21~4월 30일과 하반기 9월 19~10월 31일 유명 지역 농특산물 원산지 표시를 집중 점검한다고 16일 밝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들이 지난 1월 1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원산지 표시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역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의 고품질·브랜드화는 계속되고 있지만 인근 지역에서 유명 산지로 원산지를 둔갑하거나 외국산 원료를 사용하고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행위 등은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농관원에 따르면 국내 유명 죽 프랜차이즈 A업체는 국내산 쌀로 죽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쌀 원산지를 ‘쌀 국내산, 이천산’ 등으로 병행 표시했다. 이천쌀로 표시된 홍보물도 제작·배포하면서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형사 입건돼 벌금 100만원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강원도의 한 정육식당은 충북 청주시, 전남 해남군 등에서 한구를 구입해 판매해놓고서는 업소 내 횡성군수인증마크를 부착하고 원산지를 횡성한우고기로 거짓 표시 판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 조치되기도 했다.



농관원은 이천 쌀, 횡성 한우, 순창 고추장 등 35개 지역 농특산물을 중점 관리품목으로 선정해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농관원 특별사법경찰관 285명과 농산물 명예감시원 3000여명을 투입해 지역 농특산물 유통·가공업체, 통신판매업체, 수입농산물 유통업체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통신판매 규모가 지난해 57조906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14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통신판매업체의 위반 여부도 점검한다. 전국 50개 사이버전담반 200명이 온라인 쇼핑몰·홈쇼핑 등을 사전 점검하고 위반 의심업체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

판매가격이 평균가격보다 상당수준 낮은 업체나 메인화면과 상세화면 표시 정보가 불일치하는 업체 등을 자동 추출하는 RPA 프로그램을 단속에 활용한다. 라이브 커머스 등 실시간 방송판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신규 유통 경로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점검은 쌀·사과·양파·마늘 등 6개 전국단위 품목 생산자단체와 산지 유통 동향, 위반 의심업체 등에 대해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

농관원은 단속에서 적발되는 업체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사입건 및 과태료 처분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업체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미표시 업체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거짓 표시한 업체와 2회 이상 미표시 업체는 농관원과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등에 공표한다.

안용덕 농관원장은 “이번 점검은 소비자·생산자 권익 보호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통신판매는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은 농식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하고 원산지 표시가 없거나 원산지 표시 위반이 의심될 경우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산지 표시 중점 관리품목. (이미지=농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