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3.08.29 17:39:4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통신 회사의 투자비에 영향을 주는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 대전이 내일 판가름난다. 50라운드까지 진행해도 판가름 나지 않으면 단 한 차례 가격을 써내 정하는 ‘밀봉입찰’이 이뤄진다.
47라운드 현재 승자는 KT(030200)에 가장 유리한 밴드플랜2다. 여기엔 KT가 3000억~4000억 원만 투자하면 2배 빠른 광대역 LTE를 할 수 있는 1.8GHz인접대역(D2)이 포함됐다.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만 유리한 밴드플랜2가 아니라, 밴드플랜1을 밀어왔다.
그런데 경매 막바지에 이르자 이틀 연속 밴드플랜2가 이기고 있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의 ‘반(反)KT동맹’이 깨졌다는 의미다. SK텔레콤 역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1.8GHz 광대역을 할 수 있는 1.8GHz비인접대역(C2)을 노렸을 가능성이 나온다. SK텔레콤이 실리를 위해 적(KT)과 협력한 오월동주( 吳越同舟)로 전략을 바꿨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판 뒤집기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SK텔레콤이 최근 이틀 동안 밴드플랜2로 옮긴 이유가 막판에 밴드플랜1의 2.6GHz(B1)을 싸게 차지하면서 KT가 인접대역(D2) 값을 올리게 하기 위한 제스처였거나, LG유플러스가 밴드플랜2(C2)에 금액을 올린 뒤 막판에 미래부 경매규칙상 자신만 입찰할 수 있는 밴드플랜1(C1)으로 옮겨 싼 가격에 가져가려 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치열한 눈치작전이 진행 중이니, 내일 오전 남은 3라운드와 밀봉입찰까지 지켜봐야 이동통신3사의 전략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통 3사는 밀봉입찰을 염두에 두고 입찰증분(0.75%)정도의 낮은 금액만큼 베팅해 왔는데, 드디어 판이 열리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밀봉의 경쟁방식이다. 3사는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 모두에 입찰할 수 있고, 입찰 대역도 숫자 제한이 없다. 사업자들이 안 적어낸 주파수는 미래부가 정한 최저경쟁가격으로 가치가 매겨져 최종적으로 최고가인 주파수를 뽑아 입찰액 합계를 정한다.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경쟁사 전략까지 예측해 원하지 않는 주파수에도 값을 써 내야 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통신3사가 원했던 대역을 가져가려면 밀봉에서 그간 가장 높게 써낸 입찰액 이상으로 내야 하고, 그 주파수는 제한 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게 해 진실한 경매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밴드플랜2에서 가격을 올렸다 밀봉 때 밴드플랜1으로 가서 최저가격에 똑같은 주파수를 낙찰받을 수도 있다”며,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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