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3.20 20:39:55
중앙은행-정치권 `플랜B` 실무팀 구성..은행 폐점지속
가용 국가재산 총동원..러시아와 차관협상은 일단 불발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구제금융 지원 비준안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키프로스가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들어갔다. ‘플랜B’를 마련하기 위한 실무팀을 꾸렸고 러시아와의 차관 협상도 진행했다.
20일(현지시간) 키프로스 정부는 여야 정당들과 비상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각 정당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회의 비준 거부 결정을 존중한다”며 대책 마련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키프로스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플랜B 마련을 위한 실무팀을 꾸리기로 했고, 각 정당들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플랜B’의 경우 현재 50억유로 규모로 비축돼 있는 사회보장 기금을 사용하거나 앞으로 개발된 천연가스 수익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은행 예금과 교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은행권에서의 대규모 예금 이탈 사태를 막기 위해 현재 사흘째 휴점중인 은행 영업 중지를 더 연장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키프로스는 이날 미할리스 사리스 재무장관을 러시아로 급파해 러시아와의 차관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과의 긴급 회담 후 가진 인터뷰에서 시라스 장관은 “협상 타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러시아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협상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키프로스는 2016년 만기가 도래하는 25억유로 규모의 차관에 대해 5년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며, 4.5%에 이르는 이자율 인하도 제안했다. 또 키프로스는 추가 50억 유로의 차관을 요청했지만, “어떤 제안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정부는 키프로스에 대한 100억유로 상당의 구제금융의 지원 조건으로 키프로스 예금에 대한 과세안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유럽연합(EU)이 러시아측과 어떤 사전 논의도 하지 않은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