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레디 코리아' 훈련…항공기 사고 범정부 대응 체계 점검

by이연호 기자
2024.06.05 17:00:00

21개 기관 참여, 착륙 중 항공기와 승객용 버스 충돌 사고 대응 훈련
실전 훈련 통해 대응 기관의 상황 접수 및 전파 체계 점검
초기 대응 및 위기대응기구 가동 등 중점 숙달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행정안전부는 국토교통부, 인천광역시,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21개 관계 기관과 합동으로 5일 ‘레디(READY·Real event Exercise with Aspiration and Desire for safetY) 코리아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지난 3월 충남 서산 석유화학단지 복합재난 대응 훈련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실시하는 레디 코리아 훈련이다.

레디 코리아 훈련은 기후위기, 도시 인프라 노후화 등 잠재된 위험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형·복합 재난에 대비해 범정부와 민간 합동으로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훈련이다. 실전에 준하는 훈련을 통해 상황 전파 체계 점검, 기관별 초기 대응 역량 및 협력 체계 강화, 위기 대응 기구 가동 등을 중점적으로 훈련·숙달한다.

이번 훈련 상황은 실제 공항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복합 재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10월 필리핀 세부 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시설과 충돌한 사례를 참고했다. 급변풍(Wind Shear, 급격한 풍향·풍속 변동) 경보 중 인천국제공항에 착륙 중이던 여객기가 순간 돌풍에 밀려 활주로를 이탈하면서 지상 승객용 버스와 충돌하고, 여객기 화재와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복합적 재난 상황을 가정해 훈련이 시작됐다.

사고가 발생하자 인천국제공항 관제탑에서는 즉시 핫라인을 통해 소방, 공항의료센터 등 관계 기관에 전파하고 공항소방대 출동을 요청했다. 또 사고 장소 주변에 항공기 제한 구역을 설정해 이·착륙을 중단시켰다.

신고를 접수한 119종합상황실은 행안부, 국토부, 인천시, 인천시 중구 등 관계 기관에 즉시 상황을 전파했다. 행안부는 국토부, 소방청,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관계 기관과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토부는 항공기 사고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했다. 인천 중구는 주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가동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자체 인력과 장비로 초기 화재 진압과 현장 통제를 실시했다. 영종소방서는 선착대를 출동시켜 신속한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 활동을 실시하고, 현장 지휘를 위한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고 추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대응했다.



중구 보건소는 대규모 사상자 발생에 따라 현장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사상자의 중증도를 분류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인천광역시의료원, 인하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도 출동해 부상자 응급 처치, 이송 등 응급의료소 운영을 지원했다.

행안부는 항공기와 승객용 버스 화재, 다수의 사망자와 중상자 발생 등 대규모 피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범정부 총력 대응 체계로 전환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최초 상황 보고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이동해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지휘차량에서 원격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신속한 재난 상황 수습과 인명 피해 최소화 등을 지시했다.

영종소방서는 인천시 내 지원 세력과 함께 펌프차, 구조공작차 등 차량 18대를 동원해 화재 진압과 승객 구조가 완료될 때까지 공항소방대와 협력해 대응했다. 특히 항공유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기 위해 폼(foam) 방수도 실시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장 의료 대응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인근 재난거점병원에 병상 추가 확보를 요청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항공기 운항을 통제하고 비상 운항 대책을 수립했다. 또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를 활용해 항공기 운항계획표를 조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다치지 않은 승객들을 보호실로 이송하고, 항공기 유도로 임시 복구, 임시 항공 등화 설치 등 응급 복구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기후변화에 따른 난기류 발생 증가 등 항공기 사고 위험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범정부가 총력 대응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 체계를 실제로 점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신속동료구조팀을 투입해 항공기 내 고립된 소방관을 구출하고 119항공대 헬기를 출동시켜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등 관계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복합 재난 대응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행안부는 지난해 레디 코리아 훈련을 도입해 두 번 실시했다. 올해는 훈련 횟수를 4회로 확대했으며, 하반기에는 고속도로 터널 사고 등 다양한 잠재 위험에 대비하는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오늘 레디 코리아 훈련을 통해 항공기 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 대해 실제로 대응해 보면서 범정부 대비 태세와 역량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며 “정부는 레디 코리아 훈련을 확대 실시해 다양한 잠재 위험에 대비할 계획이며, 훈련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대형·복합 재난에 대한 대비 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