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대부분 정상 운행 재개…한숨돌리는 화물업계

by김경은 기자
2024.06.04 15:19:04

1일부터 일일 24척→32척, 흘수 상향 2주 앞당겨
완전 정상화는 아니지만, 운임 상승세 조정 기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화물업계가 파나마 운송 제한이 일부 완화하면서 한숨을 돌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 운행을 재개하면서 운임비 상승세도 꺾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파나마 운하 가툰 갑문(Gatun Locks)/사진=CANAL DE PANAMA
4일 업계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 당국(CANAL DE PANAMA)은 당초 발효 예정 시기보다 2주 앞당겨 갑문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최대 흘수(선체가 수면 아래에 잠긴 깊이) 허용량을 13.41m에서 13.71m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파나마 운하는 최대 15.24m의 흘수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가뭄의 영향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진 상태다.

파나마 운하청(ACP)은 “이는 애초 이달 15일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파나마 운하 유역의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몇 주 동안 가툰 호수의 예상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더 일찍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또 일일 통과 허용 선박 수를 지난달 15일 기준 24척에서 이달 1일부터 대형 선박을 포함해 32척까지 늘렸다. 최대 통항량은 38척이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통로인 파나마 운하는 평상시에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5%를 담당하지만, 파나마 운하를 통한 거래량은 1~2월 고점 대비 49% 감소했다. 수에즈 운하와 달리 파나마 운하는 가툰 호수에 의해 공급되는 담수로 수위를 조절하며 운행되는데, 가뭄이 이어져 운하 수위가 지난 110년 역사에서 두 번째로 낮아졌다.

중량 제한과 일일 운항 선박수 제한으로 더 적은 화물을 운송해야 했던 해운업계는 운항 제한이 완화하면서 운임 상승세도 완만한 조정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1일 기준 전주 대비 341.34포인트(12.6%) 상승한 3044.77을 기록했다. SCFI가 3000선을 넘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우회로였던 수에즈 운하마저 홍해 사태로 막히면서 운임이 크게 오른 상태다.

다만 운하가 아직 제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우기(雨期) 강우 패턴에 따라 정상화를 낙관하기 이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파나마 운하에 대한 가뭄의 영향은 몇 달이 아닌 몇 년 동안에도 지속될 수 있다”며 “정상으로의 복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만큼 기후변화에 따른 화물산업의 적응과 회복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기후위기에 대한 장기적 해결책의 일환으로 파나마 운하청은 “새로운 저수지를 건설해 11척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