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코로나19'

by신민준 기자
2020.02.21 15:14:33

與, 오는 23일 고위 당정협의회 열고 추경 편성 여부 논의
野"위기 경보 심각 단계 상향·中방문자 전면 입국금지해야"
공천 면접 등 연기…일각선 총선 연기 검토 주장도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4·15총선을 54일 앞두고 코로나19가 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확진자가 150여명으로 급증한데다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키지 못하면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을 지적하는 한편 위기경보를 현행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해 범정부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선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사이 41명이 늘어난 21일 오전 경북 청도대남병원 인근 청도어린이도서관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코로나19와 관련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안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영남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김영춘, 김두관 의원이 코로나19 긴급 추경예산을 촉구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확진환자가 이틀 만에 100여명 늘어나면서 당 지도부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는 국민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한다. 정부는 지역 사회 감염 대응 시스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중소상공인 지역상권 악영향을 최소화할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이 코로나 민생 긴급 추경을 촉구했는데 당정은 경제 활력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정부 대응 질타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원내대책회의 명칭을 코로나19 긴급회의로 변경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헌정 재앙·민생 재앙·안보재앙에 이어 보건 재앙 몰려온다”며 “정부의 초기대응과 1차 방역이 미숙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책을 새로 짜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때 ‘슈퍼전파자는 정부 자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당시 했던 말 그대로 돌려드리고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된 만큼 정부는 위기 경보를 심각단계로 즉각 상향해야한다”며 “자당이 강조한 중국 방문자 전면 입국금지 조치도 즉각 실행해야 한다. 중국 눈치를 그만보시라”고 덧붙였다.

4·15 총선 연기도 검토 의견도 나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필요하면 4·15 총선을 연기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지금부터라도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는데 진정성 있게 임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여야는 지난 20일 국회 코로나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코로나 대응 3법도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다가 여야 약속 보름 만에 코로나 특위가 구성되는 등 비상 사태에 정쟁만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는 선거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20일 예정됐던 대구·경북(TK) 지역 공천면접 일정을 연기했다. 또 확진환자가 발생한 종로구에서 선거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총선의 민심을 움직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코로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지만 대응에 자신감을 보였던 정부가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도 정치공세에만 치중하다 보면 나중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총선을 신경 안쓸수 없겠지만 지금은 범정부·국회 차원의 공조를 통해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확진환자는 156명이다. 사망 1명, 격리 해제 1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