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14일 국내 첫 담배소송 제기..소송가액 537억원

by김재은 기자
2014.04.07 18:19:38

11일 오후 6시 외부대리인 접수 마감..당일 선정
주말 법률 검토후 14일 소장 제출..인지대 1.7억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500억원대의 ‘담배소송’(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환수 청구소송)이 다음 주 첫 단추를 꿴다. 소송 규모는 537억원으로 확정됐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는 11일까지 외부대리인 선임 공고를 진행해 14일께 법원에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공단부담금 환수 청구 소장을 접수할 방침이다. 담배 소송 규모가 537억~2302억원 중 가장 최소금액인 537억원으로 결정되면서 인지대는 1억7000만원이 들 전망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11일 오후 6시 외부대리인 접수가 마감되면, 당일 곧바로 소송 대리인선임 심사위원회를 열어 외부대리인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대리인선임 심사위원회는 기획이사, 법무실장, 급여관리실장, 외부전문가 등 5인으로 구성된다. 외부 대리인 자격 조건으로 담배소송 경험이 있는 법인·개인으로 제한한 만큼 법무법인 남산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남산은 국내에서 개인의 담배소송을 맡아 온 정미화 변호사가 몸 담고 있는 곳이다. 건보공단은 외부대리인 1곳만 선정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외부 대리인이 선정되면, 내부 변호사들이 이미 작성해 둔 소장에 대한 검토를 주말 동안 진행할 것”이라며 “월요일인 14일 오전 법원에 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2~3월 제기 예정이던 담배소송이 4월 중순까지 미뤄지면서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이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담배소송에 부정적인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영향으로 담배소송은 계속 늦춰져왔다. 실제 지난 1월 24일 담배소송을 의결하는 건보공단 이사회를 앞두고 보건복지부는 ‘신중론’을 제기하며 의결안건이 아닌 보고안건으로 수정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의결안건을 고수하며 담배소송을 가결시켰다.

이후 3월 24일에도 건보공단은 외부대리인 선임 공고와 함께 소송규모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복지부의 신중론에 소송규모를 제외하고 외부 대리인 선임공고만 공표됐었다. 특히 복지부는 ‘담배소송은 건보공단이 모두 책임지고 진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면서도 기재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14일 소장을 접수하고 나면 길고 긴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변호사 도움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