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폐기물 매립장 탓에 혈세 340억 원 낭비 발생"[2023국감]

by이연호 기자
2023.10.18 15:07:41

국회 환노위 박대수 의원실, 환경부서 받은 자료 공개
"허가 시 사업성 검토...사후관리이행보증금 현실화해야"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최근 10년 간 폐업 등의 이유로 방치된 폐기물 매립장으로 인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할 혈세가 약 34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매립장 운영 허가 시부터 사업성을 검토하고 사후관리이행보증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박대수 의원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사고 및 폐업 등의 이유로 방치된 폐기물 매립장의 사후 관리를 위해 국가 및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돈은 340억7000만 원이다.

폐기물 처리 시설을 설치·운영하기 위해서는 ‘폐기물관리법’ 제52조에 따라 사후 관리 등에 드는 비용인 사후관리이행보증금을 환경개선특별회계에 사전 적립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10년 간 발생한 방치 폐기물 매립장 5곳의 의무 사후관리이행보증금은 143억3000만 원인 것에 비해 실적립액은 그 50.5% 수준인 72억3000만 원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방치된 5곳 폐기물 매립장의 폐쇄 공사 및 침출수 처리에 대한 산정액은 사후관리이행보증금 실적립액의 5.7배, 의무 적립액의 2.9배 가량인 413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매립장 운영 허가 과정에서 사업성 검토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립장 운영도 사업의 일종으로 사업성이 뒷받침돼야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지만, 현재는 매립장 운영 허가 과정에서 사업성 검토 단계는 없다.



이와 관련 전국의 민간 폐기물 매립 시설 54개의 평균 용적 규모는 102.8만㎥인 반면, 방치 폐기물매립장 5곳의 평균 용적은 30.8만㎥로 전국 평균의 1/3에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 매립 용적 규모가 작다 보면 운용 가능한 폐기물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별표7은 폐기물 매립업자가 갖춰야 할 최소 매립 용적을 생활 폐기물 1만㎥, 지정 폐기물 3만㎥로 규정하고 있다.

박대수 의원은 “매립장 운영도 결국은 이윤을 위한 사업 행위인데, 사업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계속 방치 폐기물 매립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조속히 매립 사업자가 갖춰야 할 최소 매립 용적을 확대하고, 사후관리이행보증금을 현실화해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폐기물 업종별 방치 폐기물 처리 이행 보증 주체를 살펴보면 폐기물 소각·처리·재활용 업종 등은 민간에 권한을 이양한 반면 폐기물 매립업만 정부가 권한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