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참변' 음주 운전자 항소심도 징역 10년 구형

by황효원 기자
2021.08.27 17:13:49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차량을 몰고 역주행하다가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음주 운전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구형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이현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한 A(35·여)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검찰은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교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한 동승자 B(48·남)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생계를 위해 새벽 시간까지 오토바이를 몰고 배달을 하던 소중한 가장이 이번 사건으로 사망했다. 범행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가볍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엄중한 처벌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1심에서도 항소심과 같은 구형을 했고 올해 4월 법원은 A씨에게 징역 5년, B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A씨에게 음주운전을 시킨 B씨는 자신이 직접 운전은 하지 않았지만 운전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다. B씨도 윤창호법 위반의 공동정범”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B씨의 변호인은 “사건 발생 당시 처음 본 A씨와 B씨는 업무상 지휘관계가 아니었다”며 윤창호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그저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 재판장님 한 번만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9일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해 승용차를 400m가량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사망 당시 54·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A씨가 운전한 차량은 제한속도(시속 60km)를 초과한 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어섰다.

B씨는 사고가 나기 전 함께 술을 마신 A씨가 운전석에 탈 수 있게 리모트컨트롤러로 자신의 회사 법인 소유 차량의 문을 열어주는 등 사실상 음주운전을 시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B씨가 A씨의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수준이 아닌 적극적으로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둘 모두에게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재판부는 운전 중 주의의무는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 지휘·계약 관계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운전자에게만 부여된다며 B씨의 윤창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 음주운전 교사가 아닌 방조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