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지는 유출 그만”…삼성, 팁스터에 ‘저작권 침해’ 경고

by장영은 기자
2021.07.09 16:40:28

애플 이어 삼성도 신제품 정보 유출 대응 나서
유명 IT팁스터들 관련 이미지 삭제
애플 이어 삼성도 법적 대응 시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공식 행사 전 신제품의 이미지와 사양 등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나섰다. 다음달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등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을 앞두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유출을 단속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진= 맥스 잠보 트위터)


IT 매체 폰아레나는 8일(현지시간) IT 팁스터(정보 유출가)인 맥스 잠보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과 관련한 이미지나 동영상의 유출을 막기 위해 저작권 단속에 나섰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저작권 침해 관련 경고로 맥스 잠보의 트위터에 공개됐던 갤럭시Z플립3의 렌더링 동영상도 삭제됐다. 맥즈 잠보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른 유출 렌더링도 몇일 안에 삭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유명 IT팁스터인 에반 블래스도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의 저작권 침해 관련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최근 게시한 삼성 신제품 이미지를 모두 삭제했다. 그는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 △갤럭시워치4 △갤럭시버즈2 등의 사진을 유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IT 팁스터들에 유출에 칼을 빼든 것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하반기 언팩 행사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시리즈 대신 하반기 대표 플래그십 제품으로 밀고 있는 폴더블폰 2종이 공개된다. 대화면 갤럭시Z폴드3와 클램셸(조개껍데기) 타입 갤럭시Z플립3다.

삼성전자는 상·하반기에 한번씩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을 주인공으로 주요 신제품을 공개하는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연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다음달 11일 온라인으로 언팩 행사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에 대한 유출은 ‘관행’처럼 있어 왔지만, 최근에 온라인으로 행사를 치르면서도 공식 홍보 이미와 동영상까지 유출되면서 ‘김이 빠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적당한 유출은 신제품에 대한 상상력과 기대감을 자극하지만, 과도한 유출은 오히려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행사의 주목도 역시 반감시킨다.

올해 1월 언팩을 통해 데뷔한 ‘갤럭시S21’ 시리즈도 행사 전에 공식 홍보 영상과 구체적인 스펙이 모두 유출됐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신제품에 대한 유출을 ‘해사(害社) 행위’로 규정짓고 내부 관련자 색출 및 단속에 힘을 쓰고 있지만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많은 지사와 협력사가 관련돼 있어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애플은 앞서 일부 중국 팁스터와 콘셉트 크리에이터 등에게 신제품에 대한 유출 관련 경고의 내용을 담은 법적 서신을 보냈다. 이 서신에는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에 대한 유출이 경쟁사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같은 유출이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