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쿠르스크서 우크라 상대 인해전술…상당수 사망"

by김윤지 기자
2025.03.14 12:57:27

우크라, 쿠르스크서 수세…대부분 퇴각
北인해전술·신형 드론으로 러 공세 강화
우크라 장교 "마치 디도스 공격과 같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8월에 기습 점령한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지역에서 수세에 몰린 가운데 북한군이 해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무너뜨리기 위한 ‘자살 공격’(suicidal attacks)에 투입됐다는 전언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군이 점령했던 쿠르스크주의 전략 요충지 수자와 멜로보이, 포돌 마을 등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수자 마을.(사진=AFP)
13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찰부대를 지휘하는 한 고위 장교는 “쿠르스크에서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디도스·DDOS) 공격과 같은 북한군을 직면했다”면서 북한군을 컴퓨터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가 처리할 수 없을 정도의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켜 데이터 전송에 장애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군 10명 중 8명을 사살했지만 일부 지역에선 (우크라이나) 병력이 소수여서 그들(북한군)을 계속 사살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해전술 끝에 수백 명의 북한군이 사망한 이후 러시아군이 북한군을 상대하다 지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는 식으로, 스베르들리코보와 같은 러시아 소도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후퇴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또한 러시아군이 신형 장거리 드론(무인가)으로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고 있다고 이 장교는 전했다. 광섬유 케이블로 제어되는 해당 드론은 전파 방해를 받지 않는 신형 유선 드론으로, 최대 25km 거리까지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이 장교는 이 같은 신형 드론이 “(러시아) 드론의 30~40%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인해전술과 신형 드론 공격 등 러시아의 공세에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대부분 후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개 설전을 벌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 지원 및 정보 공유를 중단한 여파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장교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남하해 우크라이나 영토로 들어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지난 3일 동안 러시아군이 특수부대, 해병대, 공수부대 등 최정예 부대를 쿠르스크에 배치했으며, 북한군이 감행한 1차 공격과는 완전히 다른 전술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많은 보급품을 가진 소수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몰래 침투시킨 후 그곳에서 병력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일부는 열 차단 기술을 사용해 이들을발견하기 어렵다고 장교는 전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사령관은 소셜미디어(SNS)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북한군의 압박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적절하고 필요한 한 쿠르스크 지역에서 방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