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착륙' F-35A, 베테랑 공군 조종사가 살렸다
by김호준 기자
2022.01.04 15:15:33
고난도 조종 기술 필요한 '동체착륙' 시도
조종사·기체 모두 큰 탈 없어
공군 "정확한 원인 조사"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4일 공군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훈련 비행 중 랜딩기어 이상으로 비상착륙했지만 조종사와 기체 모두 큰 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월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기념식에서 F-35A 편대가 축하비행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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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에 따르면 이날 훈련 중이던 F-35A는 오후 12시 51분쯤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충남 한 공군기지 활주로에 동체착륙 했다. 동체착륙은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땅에 대어 착륙하는 방식이다. ‘배꼽 착륙’으로도 불린다.
동체착륙은 마찰열에 의한 화재 발생에 대비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야 한다.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는 다친 곳 없이 무사했다. 이 조종사는 지상 피해를 우려해 공중 비상 탈출을 포기한 후 연료를 모두 버리고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에 F-35A 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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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이날 F-35A 랜딩기어 ‘이상’ 상황이 보고된 뒤 비상착륙이 완료되기까지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공군은 F-35A 전투기의 동체착륙으로 결정되자 기지 활주로에 소방차를 동원해 특수거품을 깔아 동체 하단과 활주로의 마찰을 최소화했다.
이 특수거품과 조종사의 기량 덕분에 기체 손상도 거의 없다는 게 공군 측 설명이다.
공군은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섰다. 이날 기체 이상과 관련해 공군은 미국 개발사 록히드마틴 등과 공동으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공군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모든 F-35A 기종 비행을 중단했다.
군 소식통은 “F-35A 동체착륙 사례는 미국이 여러 나라에 F-35를 판매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며 “F-35가 개발되어 판매된 이후 한국에서 동체착륙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F-35A는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항전시스템을 갖췄다. 최대 속도는 마하 1.6이며, 전투행동반경은 1093㎞에 달한다. 1대당 가격은 119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