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제조업 꺾였지만…韓 수출, 급격한 둔화 없을 것"

by이정훈 기자
2021.09.01 14:55:21

英 전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 "향후 수개월 간 고점 유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최종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 부족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출 경기는 급격하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됐다.

부산항에 대기하고 있는 컨테이너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영국 경제전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일 발간한 한국 경제 보고서를 통해 8월에도 한국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11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20%대 증가율을 이어간 점을 거론하며 “수출이 추가로 가파르게 늘어나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급격하게 꺾이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7월 대비 수출액이 소폭 더 늘어났고, 계절 조정으로 보면 수출액 증가가 더 컸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여전히 제조업을 억누르고 있는데다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권에서 최종 수요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이 현 수준보다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점쳤다.



한국의 월별 계절조정 수출액 및 수출 증감율


알렉스 홈즈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공급 병목 현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재고 수준은 낮은 편이라 재고 축적을 위한 수요가 단기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한국 수출 경기도 추가로 가파르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급격하게 둔화할 것 같지도 않다”면서 “그동안 이연됐던 수출 수주가 견조한데다 재고 축적을 위한 신규 주문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점쳤다.

홈즈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수 개월 간 수출액은 역사상 고점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인 뒤 서서히 둔화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