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가꾸기 운동..해외에선 마을경진대회 통해 주민참여 유도
by피용익 기자
2016.05.23 15:32:33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피난민들이 정착한 독일 뵈빙(Bobing)은 마을 경진대회를 통해 주민들 스스로 운동장을 만들고 농업용 건물을 공동 건물로 재건축해 생기있는 마을로 변화시켰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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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함께 가꾸는 농촌 운동’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이 운동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농식품부는 독일과 아일랜드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50여년 전부터 ‘마을 경진대회’를 도입해 농촌 주민들이 환경 개선 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농촌 가꾸기가 정부 주도의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독일과 아일랜드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23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독일은 1961년부터 ‘이촌향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경진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식품·농림·소비자보호부가 ‘우리 마을에 미래가 있다(Unser Dorf hat Zukunft)’는 명칭으로 개최하는 경진대회는 주민 참여로 마을 경관을 가꿔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독일의 마을 경진대회는 1990년대 중반까지는 ‘제라늄(꽃) 대회’라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참여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의 마을 경진대회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농촌 환경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정착한 뵈빙(Bobing)의 경우 마을 경진대회를 통해 주민들 스스로 운동장을 만들고 농업용 건물을 공동 건물로 재건축해 생기있는 마을로 변화시켰다. 뮈르스바흐(Mursbach)는 자연과 문화 자원을 활용해 농업과 수공업을 강화함으로써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일랜드는 1958년부터 ‘깔끔한 마을(Tidy Town)’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전국적인 축제인 ‘토스탈(Toastal)’의 한 부분으로 시작해 지금은 환경부와 지방정부, 환경단체 등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너의 공간을 더욱 더 좋게 만들라’는 슬로건 하에 전개되는 이 운동에는 첫회에 52개 마을이 참여했지만, 지금은 매년 평균 700개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삶의 질 향상과 지역 환경 개선을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을 꾀하고 있다. 전국 대회와 더불어 지역별로 ‘자랑스어운 지역 대회’, ‘특별한 도로 대회’ 등도 열린다.
아일랜드는 1999년부터 4월 한 달 동안 전국적인 봄 청소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 학교들은 특별활동 시간을 편성해 학생들을 청소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매년 수천톤에 달하는 쓰레기가 수거되고, 이 가운데 35%는 재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