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8주년…“한국에 남은 위안부 생존자 9명뿐”

by김영은 기자
2023.08.14 17:16:13

中 관영매체, 광복절 앞두고 韓 위안부 조명
“지난 5월 한명 숨져…생존자는 모두 90대”
中네티즌 “일본이 아무리 부인해도 안 가려져”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광복절을 앞두고 중국 언론이 한국 위안부 피해 생존자에 주목했다.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자국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루며 남아 있는 한국의 생존자를 함께 언급한 것이다.

2020년 5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GT)는 14일(현지시간) ‘생존자 20명도 안 되는 중국, 국제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지난 5월 한국에서 한명의 ‘위안부’(comfort women) 생존자가 숨졌다”라며 “이제 남한에 있는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은 모두 9명이고 이들은 이제 다들 90대다”고 밝혔다.

사설은 지난해 8월 14일 한국에서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집회를 소개했다. 당시 한국인들은 서울에서 ‘위안부’ 초상화를 들고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은 2012년 타이완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세계 기념일이 됐다고 GT는 전했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로 2018년 한국의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GT는 위안부 제도는 분명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 정부가 직접 지휘하고 일본군에 의해 실행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행동이었다며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위안부 제도의 피해자는 인종이나 국경을 떠나 광범위했다. 중국, 한반도,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에서 온 약 40만명의 아시아계 여성들이 일본 정부에 의해 위안부로 강제 징용됐다고 사설은 전했다.

이에 동조하는 중국 네티즌의 반응도 함께 소개됐다. 한 네티즌은 “세월이 흘러도 이 같은 역사는 사라지지 않고, (일본 정부가) 아무리 유창하게 부인을 한다고 해도 피해 사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8월 15일 종결된) 전쟁은 전세계에 평화의 소중함을 더 잘 알게 해주는 거울이 될 것이다”고 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나타낸 이른바 ‘고노 담화’를 그대로 계승한다고 밝혔다. 당시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1993년 8월 4일 내각 관방 장관 담화를 계승한다는 것에) 기시다 내각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고노담화에 사용된 용어인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를 쓰도록 하는 등 강제성을 희석하고 있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