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보겠다"…삼성·SK·LG 등 대기업, R&D 투자 10년來 최대
by김응열 기자
2022.11.16 15:16:12
삼성전자 3분기 누적 18.4조, SK하이닉스 3.6조
각각 전년比 14%, 20% 늘려
적자 보는 LG디스플레이도 올해 1.8조 투자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올해 주요 전자·가전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최근 1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찾아오고 일부 기업은 영업손실을 보는데도, 미래 시장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삼성전자(005930)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R&D 투자에 18조4556억원을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조1856억원보다 14% 늘었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R&D 투자 규모다. 올해 들어 R&D 투자 증가폭도 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R&D 투자는 2020년 동기 대비 1.8% 늘어나는 데에 그쳤다.
이 같은 모습은 다른 전자기업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3분기까지 3조6368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올해 투자 규모가 최근 10년 중 가장 컸다. SK하이닉스의 2013년 3분기 누적 기준 R&D 투자는 8386억원으로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꾸준히 늘면서 올해는 3조원을 훌쩍 넘겼다.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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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009150)의 올해 누적 R&D 투자는 4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8.6% 상승한 수치다. 삼성전기도 최근 10년 중 올해 R&D 투자가 가장 많다.
LG이노텍(011070)은 3분기까지 5083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6% 늘었다. 예년보다 투자 증가 폭이 컸다. 최근 10년 중 3분기 누적 R&D 투자가 5000억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의 3분기 누적 R&D 투자 금액은 1조85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조5169억원보다 22.1% 상승했다. 2013년 같은 기간 R&D는 3903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분기임에도 2조원을 목전에 두며 최근 10년 중 투자가 가장 많았다.
| LG디스플레이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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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066570)는 올해 R&D 투자가 최근 10년 중 최대치는 아니지만, R&D 감소 추세가 반등하는 등 기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누적 R&D 투자는 2조96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고, 2020년에도 2019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자·IT, 가전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등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기술 투자는 오히려 힘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영업손실이 적지 않은데도 R&D에 적극적이다.
기업들은 현재 업황이 나쁘지만 미래 시장에서 선두권의 지위를 확보하려면 기술 투자는 끊임없이 계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업체와의 기술력 경쟁도 치열해지는 만큼 R&D 투자에 소홀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은 신시장 확대와 향후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등 미래를 위해 기업에서 해야 하는 필수적 투자”라며 “업황이 안 좋거나 실적이 나쁘다고 힘을 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도 “최근 기술력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술 투자는 멈출 수가 없다”며 “어려운 시기여도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