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코로나 감염男, 아내로 위장해 비행기 탑승했다 적발

by성채윤 기자
2021.07.23 17:35:33

아내 신분증·음성 확인서 도용해 비행기 탑승
눈만 내놓는 ‘니캅’ 뒤집어써 공항 검열 통과
화장실서 남성복 갈아입고 나오다 승무원에 적발

니캅을 두른 여성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된 인도네시아의 한 남성이 아내 신분으로 위장해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적발됐다고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남성은 추후 진행된 코로나19 검사 결과에서 양성으로 판명돼 현재 자가격리 중에 있으며, 격리 기간이 끝나는대로 기소될 전망이다.

이니셜 ‘DW’라고 알려진 이 남성은 지난 18일 자카르타 할림 페르다나쿠수마 공항에서 고향인 테르나테로 가는 국내선 여객기에 탑승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아내 신분증과 백신접종증명서, 코로나19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도용했다. 또 니캅(이슬람교도 여성들의 눈을 제외한 얼굴 가리개)을 몸 전체에 뒤집어써 아내로 위장해 공항 검열을 통과할 수 있었다.

이후 남성은 여객기 내 화장실에서 니캅을 벗고 남성 티셔츠로 갈아입고 나오다가 승무원의 눈에 띄어 정체가 발각됐다. 이후 그는 경찰에 신고돼 테르나테 공항에 내리자마자 억류됐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PCR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테르나테 코로나19 대책본부장 모하메드 아리프 가니는 “공항 측 연락을 받은 대책본부 관계자들이 개인보호장비(PPE)를 챙겨 출동했다. 검사 결과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돼 남성을 긴급 격리했으며, 이후 구급차에 태워 테르나테 자택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슷한 사례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공항 신원 확인 절차와 경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선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나흘 연속 하루 5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세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누적 확진자는 303만명, 누적 사망자는 7만 9000여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