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19.06.14 16:19:1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자신의 아들을 숨지게 했다며 이른바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 씨를 검찰에 고소한 고 씨의 현재 남편이 ‘응급구조대 10년 경력의 소방관’이라며 아들의 사망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고 씨가 재혼한 남편 A(37) 씨는 14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고유정에 당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고유정이 살인죄로 긴급체포된 지난 1일까지도 이런 존재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나 역시 연락 두절된 고유정을 찾는 중이었고 고유정이 체포되는 순간까지도 무슨 일인지 전혀 몰랐다”라고 말했다.
A씨는 아들의 사망에 대해 “그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고, 지금은 고유정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더 힘든 상황”이라며 “돌이켜보니 당시 아들이 집에 오기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 이유로 (고유정이)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했다. 그 당시 나는 고유정의 아들이 아직 합류하지 않아서 섭섭한 마음에 그런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A씨가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은 제주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다 고 씨 부부가 키우기로 합의하면서 지난 3월 충북 청주시 자택으로 온 뒤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아들의 사망 전날, 그날따라 내가 깊이 잠이 든 것에 의문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경찰의 초동 수사가 이해 안 됐다. (아들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잔 나를 조사한 건 이해된다. 그런데 방만 다르고 같은 공간에서 잤던 고유정에 대해선 지금까지 딱 한 번, 5월 2일 1차 부검 후 참고인으로 조사한 15분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직업이 소방관으로, 응급구조대만 10년 경력이다. 3월 2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이가 나와 나란히 잤는데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엎드려 있는거다. 각혈처럼 얼굴 주위엔 피가 흘렀다. 솔직히 응급구조를 많이 해본 경험으로 본능적으로 알았다. 희망이 없는 걸 알면서도 119 부르고 심폐소생술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청주에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시반(사람이 죽은 후에 피부에 생기는 반점) 현상’이 있었다고 말하니까 오히려 경찰은 그걸 근거로 어떻게 아이가 죽은 줄 알았냐고 의심했다. 응급구조 전문 직업인으로서 모르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라며 “5월 28일엔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실시했고 6월 3일 ‘거짓 통보’를 받았다. 통상 검사 결과는 3일 이내 받을 수 있다고 안내 받았지만 고유정 사건이 발생한 1일 이후인 3일에서야 통보를 받았고 바로 그날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아이를 잃고 슬픔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 더러 고유정과 연락 두절로 인해 불안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검사 후 결과 통보 시기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는다”면서 “이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 이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아이 아빠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언제든 검사에 응할 용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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