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칼럼] 폐기물소각장에서 원유가 나온다?

by김관기 기자
2014.02.19 17:17:14

[김영중 한국산업폐자원공제조합 이사장] 바야흐로 세계는 고유가 시대에 접어드는 것과 더불어 대체에너지 개발이 그 나라의 경제력을 좌우하는 잣대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어 어느 업종이 또는 어느 기업이 에너지비용을 얼마나 절감하느냐가 그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는 일개 개인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수도 있다.

김영중 한국산업폐자원공제조합 이사장
10여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폐기물 소각장은 발생되는 폐기물의 처리를 목적으로 단순 소각만을 하고 소각과정에서 발생되는 엄청난 양의 열에너지를 대기로 날려버렸다.

그러다가 2000년대 이전부터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 소각열을 회수하여 열원으로 이용하는 기술들이 국내 산업폐기물 소각장에도 도입이 확대되어 방출시키던 열이 에너지원으로 점차 인식되면서 친환경적 폐기물처리는 물론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하고 온실가스를 저감시키는 1석 3조의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민간소각업체들은 소각시설의 대형화 또는 집적화를 서둘렀고 에너지생산 기반시설로의 기능을 갖추고자 소각열 회수와 에너지 생산?이용에 막대한 자본과 설비, 기술을 투입하여 자원회수시설로의 입지를 굳혀가기에 이르렀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에는 75개의 산업폐기물 소각장과 173개의 생활폐기물 소각장이 있다. 특히 산업폐기물 소각장 42개사에서 회수되는 소각열에너지 양은 자그만치 연간 560만톤에 이르며 이는 원유 36만톤의 수입을 절감하고 온실가스 110만톤을 저감할 수 있는 양이다.

무엇보다도 산업폐기물 소각장은 정부의 재활용 육성정책으로 인하여 가연성폐기물 수급난을 겪는 등 상당히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자체 기술개발과 투자로 모든 기업이 재사용?재활용하고 남은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소각처리하면서 버려지는 열까지도 전량회수하여 에너지를 생산?이용하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업계 전체가 총력을 기울인 결과 소각열에너지 기업으로 입지를 전환하는 결실을 얻었다.



이렇게 힘들게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한 민간소각시설이 국가기반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정부는 고형연료 등 재활용시설에 대한 육성 정책만이 아닌 산업폐기물 소각장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여 규제대상 시설이 아닌 국가 에너지생산 기반시설로 분류하여 육성시키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 최근 정부가 제정을 추진 중인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 에 자원순환 체계 정립이라는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을 자원순환산업과 자원순환업종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육성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으로 그 안전성과 유익성을 따져볼 때 국가기반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산업폐기물 소각장에 대한 선제적 배려와 육성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동안 음지에서 혐오시설, 기피산업으로 치부되며 정부의 관심 밖에 있던 산업폐기물 소각업체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경쟁력을 갖추고자 무던히 노력한 노고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는 물론 에너지 수급효과 및 온실가스 감축 등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산업폐기물 소각업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밝힌 친환경에너지 타운 조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포함하여 이미 소각열에너지 생산?이용 체계가 구축되어 있는 시설 인프라, 축적된 운영 노하우 및 기술력들을 십분 활용한다면 정부는 최소투자로 최대의 성과 달성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성공적인 친환경 에너지시설 구축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렇듯 신?재생에너지 생산?이용 활성화를 위해 국가와 산업폐기물 소각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지원 및 제도 마련이 정말로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