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부터 총량 관리 강화한 은행…하반기 주담대 한도 줄고 금리 부담 커진다

by이수빈 기자
2026.06.30 08:23:23

하나·KB국민·NH농협,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
금리 인상하고 대출 한도 낮추며 총량 관리
규제 강화 전 대출받으려는 '막차' 수요도
하반기 금리 인상 맞물리면 부담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제한한 가운데 은행권이 통상 연말에 시행하던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상반기부터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맞물리며 실수요 차주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atm 기기.(사진=뉴시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7월 1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보증(MCG) 신규 가입을 제한한다. MCG·MCI는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함께 가입하는 보증성 보험 상품으로 소액 임차보증금을 공제분을 보증으로 대체해 주담대 한도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모기지보험 가입이 제한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서울 지역은 5500만원, 경기 지역은 4800만원 가량 대출 한도가 축소돼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활용해 왔다.

상반기 가계대출 관리 한도가 넘은 것으로 알려진 NH농협은행도 MCG 가입을 제한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0.2%포인트 인상하고 일부 상품의 최장 대출기간도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며 대출 관리를 강화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26일부터 MCG·MCI 가입을 제한하고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도 중단하며 문턱을 높였다. 우리은행은 ‘우리아파트론’ 5년 고정형 상품의 우대금리 혜택을 종료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대출 물량 한도 소진과는 무관하며, 당초 설정된 우대금리 적용 기간이 만료된 데 따른 조치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경상성장률 전망치의 절반 수준인 1.5% 수준으로 설정했다. 사실상 가계대출 공급을 현상 유지 수준으로 관리하라는 주문이다. 이에 은행권은 모기지보험 중단, 금리 상향 등의 우회적 조치를 통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빚투(빚내서 투자)’로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자율 관리를 주문했고, 은행들은 곧장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줄이며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 규제가 강화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린 점도 은행권의 관리 강화 배경으로 꼽힌다.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인상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형 상품의 금리는 4.39~7.40%, 1년 만기 신용대출 상품 금리는 4.72~6.17%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8%, 신용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은행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은행권이 잇달아 비슷한 조치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7월에도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대출 수요가 갑자기 몰릴 가능성이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