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의대반’ 성행…교육당국, 특별 단속 나선다

by신하영 기자
2024.07.23 16:00:00

“의대 입시 성공, 초등학생 때 결정”
교육부, 선행 유발 광고 130건 적발
교습비·과장광고·선행광고 등 단속
벌점·과태료·교습정지 등 행정처분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초등학생 때부터 선행학습을 통해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 의대반’이 성행하자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과 특별 점검에 나선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학원의 의대입시 홍보물.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사진=뉴시스)
교육부는 “초등 의대반 등 과도한 선행학습이 성행하고 있는 점을 우려해 의대 입시 학원을 중심으로 학원법 위반 여부를 특별 점검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번 특별점검은 오는 8월 30일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합동으로 실시한다.

앞서 교육부는 이와 병행해 지난 3일부터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학원의 선행학습 유발 광고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했다. 또한 지난 19일까지 각 교육청의 실태조사와 인터넷 광고 점검을 통해 허위·과장 ·선행학습 광고 130건을 적발했다.

교육부가 공개한 선행학습 유발 광고 사례는 △의대 진학을 위해서는 경시대회 수준의 문제로 초격차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반 개강…입시 성공은 초등학생 때 결정됩니다 등으로 모두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광고다. 학원은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선행학습 유발 광고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교육부는 이번 특별점검을 통해 △교습비 초과 징수 △선행학습 유발 광고 △등록 외 교습과정 운영 △허위·과장 광고 등을 관리·감독한다. 현행 학원법에 따르면 사교육업체는 각 교육지원청이 지정한 상한선까지만 교습비를 받을 수 있다. 허위·과장광고로 학습자를 모집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교육부는 이번 점검에서 공교육정상화법·학원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벌점·과태료·교습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세금탈루 의혹이 있는 학원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해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초등 의대반에서는 초5 학생이 고2 수학까지 배우는 선행학습이 성행하고 있다. 예컨대 대치동 A학원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39개월 동안 중학교 수학∼고3 이과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합동 점검에서는 선행학습 광고뿐만 아니라 학원 운영 전반에 있어 관련 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를 모두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교육부는 이번 학원 특별 점검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을 이용한 과도한 선행학습 등 사교육의 폐해를 방지하고, 건전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