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는 장도 못보나"…10일부터 대형마트도 방역패스

by남궁민관 기자
2022.01.07 18:41:33

7일 행정법원서 방역패스 집행정지 소송 첫 심문
대형마트 등 업계 "소송 관계없이 지침 따라 대응"
다만 "마스크 쓰고 생필품 구매 막는 것 납득 어려워" 불만도
10일부터 일주일 계도기간 후엔 위반시 사업자·고객 모두 벌금·과태료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오는 10일 3000㎡ 이상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방역패스가 도입되면서, 이를 앞둔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출입문을 최소화하고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만반에 준비를 이어가면서도, 이와 관련해 제기된 방역패스 집행정지(효력정지) 소송 결과에도 촉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들이 고객들의 QR코드로 출입 인증을 확인하기 위해 출입구에 서있다.(사진=연합뉴스)
7일 업계와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10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첫 심문기일을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 50분까지 2시간 50분여에 걸쳐 진행했다. 이날 심문은 양측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담은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으며, 별도 기일없이 양측 당사자들에게 집행정지 인용 또는 기각 여부를 통보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운영하는 관련 업계는 이날 법원 심문과 관계없이 오는 10일부터 방역패스 도입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그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종환)는 지난 4일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도입을 관련 본안소송 1심 선고 때까지 일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부는 “백신미접종자 중 학원, 독서실 등을 이용해 진학시험, 취직시험, 자격시험 등에 대비하려는 사람이나 직업교육 내지 직업훈련을 수행하려는 사람은 그 시설을 이용한 학습권이 현저히 제한된다”며 “교육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직접 침해하는 조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늘 법원 심문과 관계없이 전국 점포들의 출입문을 최소화하고, 방역패스를 확인할 인력을 충원하는 등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식당이나 카페와 달리,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내내 마스크를 쓰고 생필품을 구매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역패스 도입이 적절한지에 대한 업계 내 불만은 확실히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 심문 결과를 업계 관계자들 모두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문 결과는 방역패스 도입이 본격화되는 10일 이전에 나오기 어려울 전망으로, 당장 다음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에는 출입문에서 방역패스가 없어 출입이 제한된 고객들의 불만으로 다소간의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방역패스는 위헌이라며 고등학교 3학년생을 비롯한 시민 1700여명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관련 신청과 소송이 줄 잇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방역패스는 △접종완료자(백신 2차 접종 후 14~180일 이내 또는 3차 접종 후 즉시) △PCR 음성확인자(결과 통보 후 48시간이 되는 날 자정까지) △완치자(격리해제일로부터 180일까지) 등에 부여된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오는 10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출입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오는 16일까지는 계도기간이며, 이 기간이 끝난 뒤에는 사업주와 고객 모두 벌칙이 적용된다. 사업주는 1차 150만원, 2차 이상은 300만원씩 벌금을 내야 하며, 고객 역시 1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고용불안 우려로 종사자에게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