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생일 맞은 바이든…美MZ와 세대차이 어쩌나

by김겨레 기자
2023.11.20 15:06:18

18-34세 유권자서 바이든 지지율 급락
인플레에 경제 불만·중동 정책 반대 여론
70~80년대 인물 언급도 공감 못 사
WSJ "바이든 연설, 역사책 넘기는 듯"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81세 생일을 맞아 ‘고령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86세까지 대통령직을 연장하게 된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그의 건강뿐 아니라 정책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19일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지난 10~14일 미국 전역의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40%로 나타났다. 취임 이후 최저치다. 특히 18~34세의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전월 46%에서 31%로 급락했다.

젊은층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밀렸다. NBC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2%, 46%로 집계됐다. 2020년 대선 당시 18~29세 유권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24%포인트 앞선 것과 비교하면 인기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이달 초 진행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승리했던 6개 경합주 유권자 71%가 “바이든 대통령은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젊은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1973년 골다 메이어 당시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과 1988년 로버트 보크 대법관 청문회 등을 언급했는데, 젊은 세대 사이에선 지나치게 옛날 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WSJ은 “내년 대선에서 첫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과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는 60세 이상 차이가 난다”며 “이미 사망했거나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사람들에 대한 언급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고인이 된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훈계 내용이 포함된 연설을 통해 관용과 인내, 행동의 중요성에 대한 교훈을 강조해왔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역사책을 넘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전했다.

경제에 대한 불만 누적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중동 정책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생활비와 임대료가 치솟아 젊은 유권자들의 생활이 팍팍해졌고,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했던 학자금 탕감 법안은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NBC 조사에서 18~34세 유권자들의 70%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대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