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 '공정시장가액比' 완화…1주택 재산세 7만2천원↓(종합)
by양희동 기자
2023.05.02 14:24:32
정부, 지난해 45%서 올해 6억 이하 43~44%↓
3억 이하 43%·3억 초과~6억 이하 44%·6억 초과 45%
올해 1주택 1008만 가구 전체 재산세 7275억원↓
오는 8일 입법예고…7·9월 부과 재산세부터 적용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주택 재산세 부과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을 과세표준에 반영하는 비율)을 지난해 45%에서 올해는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43~44%로 낮췄다. 이로인해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은 평균 7만 2000원 감소할 전망이다. 공시가격 4억원인 서울 강북권의 전용면적 59㎡(25평형) 아파트를 가진 1주택자라면 재산세가 5만 1000원(37만 1000원→32만원) 줄어든다.
행정안전부는 1주택자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해 한시적으로 45%(60→45%)로 낮췄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 △공시가격 3억원 이하 43%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44% △6억원 초과는 지난해와 동일한 45% 등으로 적용한다고 2일 밝혔다. 행안부는 올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시세×현실화율)이 전년 대비 18.63% 하락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전년과 동일(45%)하게 적용해도 세부담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민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해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추가 인하키로 한 것이다. 공시가격 6억 이하 주택은 전체 1주택자의 93.3%에 달한다. 다만 다주택자·법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지난해와 같은 60% 수준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2023년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3~45%로 설정, 납세자 세부담(2022년 공시가격 1억~10억 기준)은 2020년 대비 29.3~42.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2년 대비 8.9~47% 감소할 전망이다.
최병관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6억원 이하 주택의 전년 대비 재산세 감소 폭이 6억원 초과 주택보다 작은 부분은 6억원 이하 주택의 공시가격 하락 폭이 올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라며 “6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0.05~0.2%)이 6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0.05~0.4%)보다 작아 공시가격 하락에 따른 세액 변화도 작았다”고 전했다.
행안부는 올해 주택 재산세 세수 예상 수준이 5조 6798억원으로 2022년 6조 6838억원보다 1조 40억원(15.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7275억원(72.5%)은 1주택자 세부담 경감 혜택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이는 1주택자 1008만 가구를 기준으로 가구당 평균 7만 2000원 정도 줄어드는 것이다. 또 2023년 주택 재산세 세수는 5조 6798억원으로 2020년 5조 7721억원 보다 923억원(1.6%) 줄어든 금액이다.
최병관 실장은 “주택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란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지방세 세입을 작년보다 보수적으로 잡도록 안내했다”며 “작년 지방세수를 118조원 정도로 잡았는데 올해는 115조원으로 3조원 정도 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발표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오는 8일 입법예고 예정이다. 또 6월 중 개정 절차를 완료하고 7·9월에 부과되는 재산세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올해 6억원 이하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를 통해 1주택자 세 부담을 지난해보다 덜어줌으로써 고물가·고금리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