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습기살균제, 온라인서 불법 판매…사참위 "안정성 보장 못해"

by박기주 기자
2021.04.22 14:22:39

사참위, 미승인 가습기살균제 판매 관련 중간 조사 결과 발표
온라인 쇼핑몰서 일본産 제품 6종 판매
"환경부 실태조사서도 확인 안돼"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정부 기관의 승인을 받지 못한 가습기살균제가 최근까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이번에 확인한 제품은 모두 일본 수입제품으로, 공식적인 승인을 거치지 않은 불법 판매 제품이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서 열린 미승인 가습기살균제 판매 관련 중간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 관련 제품이 놓여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참위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미승인 가습기살균제 판매 관련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참위 조사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이었던 액체형 가습기살균제가 환경부 승인도 받지 않고 최근까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25일 온라인쇼핑 사이트를 통해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의 승인을 받지 않은 가습기살균제와 가습기용 생활화학제품 등 총 6종을 확인한 것이다.

이날 공개한 제품은 △가습기 살균타임 △가습기에 좋다 제균제 △디펜드 워터 △쾌적공간 가습기 깨끗 △요오드로 깔끔히 △라구쥬란스 가습기 아로마제균 플러스 등으로 모두 일본에서 생산된 상품이다.

가습기살균제는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제조·판매·수입 등을 하기 위해선 국립환경과학원장에게 안전성과 독성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절차를 밟은 가습기살균제는 없다. 즉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본 제품은 모두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의미다.



특히 이들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없는데다 ‘가습기 탱크 속 잡균이 가득하다’, ‘순한 성분의 살균제이니 집안에서 쓸 수 있다’ 등 광고문구가 포함돼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게 사참위의 판단이다.

황전원 사참위 지원소위원장은 “이들 제품의 표시된 성분만 보더라도 에탄올, 은이온, 계면활성제, 방부제 등 화학제품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인체 흡입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비록 천연식물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농축의 정도 또는 다른 혼합물에 의해 얼마든지 유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부의 승인 없이 판매하는 것은 국민건강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직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광고 문구(출처=사참위)
이와 함께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등을 관리감독하는 환경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말 생활화학제품 안전실태 조사를 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불법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서 밝힌 액체형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사참위의 지적이 제기되자 해당 온라인 쇼핑업체는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닌 통신판매중개 형태로 판매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이 제품을 삭제했다. 또한 소비자가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판매자가 인증정보를 등록하게 하는 등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황 지원소위원장은 “참사로 인해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도 (제품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며 담당 부처인 환경부는 이런 사실조차 모른다”며 “ 환경부에 법적으로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나 임무를 다하지 않는 환경부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사참위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직접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