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8일 총선참패 첫 소회 밝힐 듯..통치스타일 변화 주목

by이준기 기자
2016.04.15 16:32:32

의회권력의 이동에 따른 맞춤형 국정방향 제시할 듯
4대개혁 등 핵심 국정아젠다 '정면돌파' 선택 가능성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8일 직접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집권여당의 참패로 끝난 4·13 총선 관련 첫 대국민메시지를 내놓는다. 주말을 거치며 정리한 준엄한 민심의 심판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변화된 의회 권력에 맞춘 국정운영 구상의 틀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14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국민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단 두 줄짜리 입장 표명을 간접적으로 한 바 있으나, 여권 내부에서조차 청와대의 반응치고는 다소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청와대가 총선 직후 ‘여소야대’ 정국에 걸맞은 새 국정기조를 고심해왔고, 나아가 당·청, 대야(對野) 관계에 대한 관계 재설정을 위한 새 돌파구 찾기에 돌입했던 만큼 박 대통령도 이런 변화의 필요성을 일부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당장 ‘주도권’을 쥔 야권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넘어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20대 국회에서 국정운영의 가속도를 낼 수 있는 새 국정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 처리 등을 통한 경제활성화 등 핵심 국정아젠다에 대한 방향 선회는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초미의 관심은 박 대통령이 거대 야권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이느냐다. ‘與 질책-野 비난’으로 요약되는 그동안의 통치스타일을 과연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달라진 정치 환경에 당연히 적응해야 하는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야권과의 ‘협치’(協治) 가능성을 열어뒀다. 협치는 박근혜 정부의 ‘일방 독주’를 견제한 민심과 부합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실제로 새누리당도 이날 총선 참패의 후유증에서 헤어나고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민생입법을 위한 6자회담(3당 대표 및 원내대표)을 전격 제안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와 관련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삼갈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청와대 내부에선 총선 참패는 당내 공천 파동 등에 따른 ‘자업자득’의 결과이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나 정책실패 등에 대한 심판으로 비롯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점에서다.

청와대는 의회 권력 주도권 탈환을 위한 새누리당의 유승민·주호영 의원 등 탈당파 무소속 당선인에 대한 복당 허용 결정에 대해서도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복당 문제를 포함한 총선참패 관련 수습조치 역시 전적으로 당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몫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당내 문제에 개입하는 모양새로 비치거나, 자칫 ‘네 탓’ 공방 등에 휘말릴 경우 향후 정국수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