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결정 꼭"…절박한 우크라, 나토 회의 앞두고 연일 호소
by김윤지 기자
2024.12.02 15:15:29
나토, 3~4일 32개국 외교장관 회의 개최
젤렌스키, 휴전 선제 조건으로 연일 언급
트럼프 우크라 특사 “가입 연기” 언급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오는 3~4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마지막 장관급 회의를 여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도록 도와줄 것을 촉구했다.
|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EU) 평의회 신임 의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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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새 지도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장거리 무기 사용 확대를 EU가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3일부터 열리는 나토 32개국 외교장관 회의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도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고 이를 대체할 안보 프레임워크는 없다”면서 서방국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전쟁을 멈추고 싶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나토의 보호 아래 둬야 한다”며 “(러시아가 가져간)우크라이나 점령지는 우크라이나가 외교적 방법으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나토 가입이 승인된다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즉각 찾지 못해도 휴전 협상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를 탈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결정되면서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영토 회복 전이라도 휴전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내달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결을 공언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주재로 열리는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는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9일 나토 회원국들에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결정을 지지해주기를 바란다”면서 나토 가입 절차 첫 단계인 ‘가입 초청’을 결정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나토는 지난 7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되돌릴 수 없는 경로에 들어섰다”고 선언했으나 가입 초청을 내놓거나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진 않았다. 32개 회원국 전부 동의해야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 가입을 두고 나토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독일은 러시아와 직접적 긴장 고조를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신중한 입장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은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나토 가입을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발탁한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지명자 또한 지난 5월 발간한 정책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협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연기를 제안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나토는 특정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것으로 간주해 집단적 군사 대응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