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폭염에…전력수요도 여름철 역대 최대

by김형욱 기자
2024.08.05 16:51:50

5일 오후 5시 최대 93.8GW 기록
지난해 여름 역대최대 기록 돌파
폭염 속 사업장 정상영업 맞물려
수급 차질 없지만…10일간 '고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찌는 듯한 폭염으로 국내 전력수요가 5일 오후 한때 여름철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오는 15일까지 폭염이 이어질 전망인 만큼 앞으로 열흘 가량이 올여름 전력 안정수급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5일 전력거래소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에 따르면 국내 전력수요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93.8기가와트(GW)을 기록 했다. 여름 기준 역대 최대이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여름 기준 이전 최대전력수요는 지난해 8월7일의 93.6GW였다. 재작년 겨울에 기록한 역대 최대치(94.5GW·2022년 12월23일)의 턱밑에 이르렀다.

폭염에 따른 냉방수요 증가 여파다. 전주부터 이어진 폭염이 5일 최고조에 이르며 이날 오후 3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서울 체감온도가 34.3℃에 이른 것을 비롯해 안성(38.0℃), 담양(37.4℃), 홍천(37.2℃), 진주(36.9℃) 등 대부분 지역에 찜통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여기에 여름휴가가 집중된 지난주(7월29일~8월2일)와 달리 5일부터 대부분 사업장이 정상 영업을 시작하면서 산업 부문의 전력 수요도 크게 늘었다. 이날 전력수요는 지난주 월요일 동시간대 전력수요(80.7GW)와 비교해 16.8% 늘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있는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려했던 수급 차질은 없었다. 전력 당국은 이번 주에 올여름 전력 피크가 찾아올 것으로 보고 이날 전력 공급능력을 102.3GW까지 끌어올려 놓은 상황이다. 다만, 이날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더 늘어나면서 공급 예비력은 한때 8.5GW(예비율 9.0%)까지 줄었다. 예비율 기준으로는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전력 당국은 통상 예비율이 10% 미만이 되면 긴장 상태에 돌입하고 예비력이 5.5GW(예비율 기준 약 5%) 미만이 되면 비상대응 태세를 준비한다.

다만, 기상청이 오는 15일까지 열흘간 낮 최고기온이 오늘과 비슷한 30~35℃인 폭염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만큼 앞으로 열흘이 올여름 전력 안정수급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8월 첫째 주(5~9일) 일일 최대전력수요가 93~94GW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당국은 이 기간 104GW 전후의 공급능력을 확보해 10GW 이상의 예비력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전력설비 고장 등 공급 차질 땐 국지적 정전 발생 우려도 있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휴가철 이후 전력수요가 여름철 최대치가 될 전망인 만큼 이상기후, 조업 현황 등을 주 단위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정부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올 여름철 국민들께서 전력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