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커머스 이어 배달앱 시장 제패 도전
by신수정 기자
2024.03.18 14:49:48
26일부터 와우회원 대상 ‘무제한 무료배달’ 혜택 제공
배달시장 뜨거운 감자 ‘배달비’ 본격 공략
배달업계 “무료배달 효과 클 것…고객 유인여부 관심”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쿠팡이 이커머스에 이어 배달업계 제패에 나섰다. 쿠팡의 성장동력인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10% 상시할인 혜택을 제공하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무제한 무료배달’을 제공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신사업 비중을 늘려야 하는 쿠팡이 배달사업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계획된 적자’ 전략을 재가동했다는 분석이다.
| 쿠팡은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오는 26일부터 시작한다.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쿠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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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오는 26일부터 와우회원 중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는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과 중복 사용도 가능해 음식 가격 할인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배달료가 논란인 가운데 무제한 무료배달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통해 기존 와우회원에 대한 ‘록 인’(lock-in) 효과를 거둘 뿐만 아니라 신규 회원유치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무제한 무료배달은 묶음배달인 ‘세이브배달’에만 적용된다. 배달 지역은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충청, 강원, 경상, 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도 제주시 등 적용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향후 보다 많은 전국의 외식업주들과 고객들이 와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이 전면적인 무료 배달서비스에 나선 것은 신사업 비중을 키우기 위해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유료 멤버십인 ‘쿠팡 와우’의 할인 혜택을 배달사업인 쿠팡이츠로 확장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배달 앱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쿠팡이츠 사용자는 11개월 연속 늘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급성장했다.
빅데이터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지난달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74만2933명으로 전년동기대비 64.7% 늘었다. 배달앱 시장점유율 2위인 ‘요기요’의 MAU(602만7043명)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이런 효과를 확인한 쿠팡은 다시 ‘계획된 적자’를 유발할 수 있는 전면적인 무료배달로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의 무료배달 선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업계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상시 할인 테마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요기요는 ‘요기패스X’를 통해 배달 구독서비스를 내놓으며 대응하고 있지만, 로켓 와우회원에 비해(2023년 기준 1400만명) 파급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배달 앱 업계 관계자는 “많은 배달 앱들이 상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배달비가 ‘0원’이라는 혜택은 소비자 피부에 가장 와 닿는 혜택이 될 것”이라며 “쿠팡의 대규모 투자는 점유율 싸움을 본격화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배달앱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묶음배달에 한정해 전면 무료배송을 적용한 것은 점유율을 늘리는 동시에 플랫폼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절충한 것이라고 보인다”며 “어느 정도 점유율을 높이면 와우멤버십 구독료를 높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묶음배송에 고객이 쏠릴 경우 라이더를 구하기 어렵고 배달시간이 길어지는 등 고객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이에 쿠팡은 클라우드 소싱을 통해 배달 라이더를 모집할 뿐만 아니라 제3자 배달 대행(3PL) 모델인 ‘이츠 플러스’를 함께 운영하는 등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 와우 회원에게 기록적인 30억달러(3조 9162억원)의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쿠팡의 성장은 ‘고객에게 와우’를 선사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반영한 것으로 쿠팡이츠 와우혜택을 통해 고객은 물론 지역 입점 상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