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 먹통’에 아수라장…안심콜·수기, ‘방역위반’ 속출

by정병묵 기자
2021.12.13 14:47:04

13일 네이버·카카오·COOV QR 체크인 시스템 장애
QR 체크 못해 발 동동…접종증명 없이 손님 받기도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계도기간이 끝나는 첫날인 13일 모바일 QR 체크인 시스템에서 일제히 오류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3일 질병관리청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QR 체크인에서 장애가 발생했다.(사진=COOV 화면 캡처)
13일 네이버·카카오 및 질병관리청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QR 체크인 시스템에서 모두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발생해 오후 2시 30분 현재도 진행 중이다. 방역패스 정책 추진 첫날부터 시스템 오류 현상이 발생한 것.

이에 따라 점심시간에 식당과 카페를 찾은 직장인들 상당수가 체크인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스마트폰으로 QR 체크인을 띄우지 못하자 식당에 입장하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QR 체크인이 작동된 사람이 줄을 앞질러 먼저 입장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정모(48·여)씨는 “앱 작동 문제인가 해서 쿠브를 지웠다 몇 번을 재설치했는데 안 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권모(46·여)씨는 “결국 QR을 띄울 방법이 없어 2차 접종 완료 후 질병관리청에서 보낸 안내 메시지를 보여주고 입장했다”고 말했다.

접종증명 수단이 먹통이 된 탓에 ‘방역 위반’ 사례도 쏟아졌다. 직장인 정모(45·여)씨는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네이버 앱 QR코드로 인증했고 직원이 요구해 쿠브로 2차접종 증명서를 제시했는데 버벅이더라”라며 “식사 후 간 카페에서는 네이버 앱과 쿠브 모두 작동하지 않아 결국 그냥 수기로 쓰고 커피를 마셨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수기 명부는 허용이 안 된다.



안심콜로 전화를 걸어 방문 등록까지만 하도록 하고 접종 증명은 눈 감아 주는 점포도 속출했다. 이날부터는 안심콜을 걸더라도 접종 증명은 별도로 해야 한다. 최모(48·여)씨는 “식당에서 그냥 안심콜에 전화하라고 하고 말더라”라며 “QR 체크는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고속터미널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남)씨는 “모바일 체크인이 먹통이다 보니 손님이 줄을 길게 늘어서 매장이 한동안 아수라장이 됐다”면서 “체크인이 안 된다고 장사를 포기할 상황이 아니라 접종 증명을 안 한 손님이 앉아서 커피를 마셔도 상관하지 않았다. 우리 잘못도 아니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ICT 업계에선 질병관리청의 쿠브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은 쿠브에서 백신 접종 정보를 받아 QR시스템으로 연계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연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는 안심콜과 방역패스를 연동해 안심콜만으로도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안심콜로 접종 여부 자체를 연동해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