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미리 알고 주식 내다판 신라젠 임원 구속…60억대 손실 피해

by박순엽 기자
2020.05.28 13:41:42

신라젠 전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
미공개 정보 이용해 주식 팔아 64억원 손실 피한 혐의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 신라젠(215600)의 현직 임원이 자사의 면역 항암제 후보 물질의 임상시험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본인이 가진 자사 주식을 팔아 60억원대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사진=이데일리DB)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신라젠 전무이사 A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지난 20일 이를 발부했다.

그동안 검찰은 신라젠의 면역 항암제 후보물질인 ‘펙사벡’의 임상시험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신라젠 임원 등이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워 손실을 피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A씨가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는 미공개 정보를 접한 뒤 지난해 7월 자사 주식을 매도해 64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해 8월 공시를 통해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와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의 무용성 평가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며 “진행 결과 DMC는 당사에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신라젠 주가는 펙사벡 개발로 말미암은 기대감으로 한때 크게 올랐으나 이처럼 임상시험 중단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가 폭락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12일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를 구속했고, 지난 20일 구속 기간을 열흘 연장했다. 검찰은 오는 30일까지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4일 검찰은 이 회사 임원이었던 이용한 전 대표이사, 곽병학 전 감사를 같은 혐의로 구속해 기소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4일 신라젠 주식에 대해 주권매매거래 정지 조처를 내렸으며, 현재도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9일까지 신라젠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