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I/O 2018] 인도 개발자가 실리콘밸리서 각광받는 이유

by김유성 기자
2018.05.08 11:38:29

[마운틴뷰(美캘리포니아)=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선다 피차이(구글)’, ‘사티아 나델라(MS)’ ‘샨타누 나라옌(어도비)’

실리콘밸리 대표 인도인 CEO. 왼쪽부터 선다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미국 실리콘밸리 내 인도 개발자 파워는 강력하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를 언급하지 않아도 실리콘밸리에는 인도계 개발자로 가득하다.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개발자도 각 사업 분야에서 활동 중이지만, 인도 개발자 파워와 비교하면 존재감이 낮다.

구글 본사와 부속 건물들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가보면 인도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길거리는 물론 구글 내 식당에서도 많다. 한국인 기자들의 영어 통역을 맡은 현지 한인 교민도 “인도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이곳(구글)에서는 주류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준희 유튜브 TV팀 엔지니어링 디렉터(전무)는 7일(현지시간) 구글 본사에서 가진 한국 기자들과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인도인들이 가진 강점을 ‘모국어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영어’, ‘엄청나게 많은 인구’를 들었다.

전 디렉터는 “인도는 인구가 워낙 많고 개발자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영어를 모국어처럼 썼다”며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에서 대학을 나와 미국에 와도 현지 미국인과 거의 차이가 없다”며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3대 CEO로 선임된 사티아 나델라는 인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온 이민 1세다. 그의 부인 또한 인도 토박이였다. 2015년 구글 CEO가 된 선다 피차이도 인도에서 태어나 인도 공과대학(IIT)를 졸업했다.



언어 면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핸디캡이라는 게 전 디렉터의 시각이다. 그는 “영어를 메인으로 쓰지 않는 나라 사람들은 어디가나 핸디캡이 있다”며 “최소 5년 정도는 고생을 해야 현지인처럼 일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엄청나게 많은 인구도 인도계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예컨대 인도 전국에서 1000만명이 넘는 고교 졸업자가 나온다. 이중 20만명이 인도공과대학교(IIT)에 들어가기 위한 본고사를 응시한다. 이중 3800명이 선발돼 IIT 7개 캠퍼스에 성적순으로 입학한다.

‘절박함’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인도 유학생들은 본국보다 미국에 남아 취업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본국에서 일자리가 남아도는 일본 유학생의 경우 미국 현지 기업에 취업하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다.

미국 실리콘밸리 내 한국인 비율은 어느정도 될까. 정 디렉터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실리콘밸리 어느 기업에 가도 보통은 구성원의 1% 정도, 많으면 3%~4% 정도 한국인 직원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몸담은 유튜브 내에서 한국인 비율은 2%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