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 발라드·EDM 두루 경험…南 예술단 음악감독 적임"

by장병호 기자
2018.03.19 14:45:32

남한 예술단 4월 초 평양 공연 '16년 만에 성사'
대중음악 중심으로…조용필·이선희 초청 유력
예술단 구성 등 20일 실무회담 통해 정해질 듯

남한 예술단의 평양 공연 음악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16년 만에 이뤄지는 남한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가수 윤상이 예술단 음악감독을 맡아 공연 전반을 진두지휘한다. 예술단 및 공연 구성 등 구체적인 내용은 20일 있을 실무회담을 통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대변인은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윤상 씨가 대표단 예술감독으로 내정된 것은 주된 공연내용이 대중음악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부도 윤상의 대표단 선임에 대해 “우리 대중음악에 세대별 특징을 잘 아는 적임자를 공연감독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었다”며 “발라드부터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 이르기까지 7080에서 아이돌까지 두루 경험을 가지고 있어 발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남한 예술단의 방북 공연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추진됐다. 남북이 1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남한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을 평양에 초청해 성사됐다. 공연은 4월 초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다.



공연을 위한 실무회담은 20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다. 정부는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가수 윤상을 포함해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 선임행정관 등으로 회담 대표단을 구성했다. 북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김순호 행정부단장, 안정호 무대감독 등으로 대표단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2월 초 금강산 문화공연을 준비할 때에도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한 예술단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당시 가수 보아·이적, 피아니스트 손열음, 소리꾼 유태평양 등이 섭외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북한이 공연 개최를 앞두고 갑자기 취소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윤상이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남한 예술단 구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가수 조용필·이선희가 예술단에 포함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과거 북한에서 공연한 경험이 있다. 2002년 평양에서 공연한 윤도현밴드, 방북 경험이 없는 가수 백지영도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변인은 “구체적인 구성 내용은 실무회담 이후에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순수예술 쪽에서는 지휘자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초청이 유력해 보인다. 양측 모두 정부로부터 남한 예술단과 관련한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발레 공연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이 없다”며 “대중음악이 중심이 되는 만큼 발레를 공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위해 방남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을 만나 “통일되기 전 평양에서 발레공연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한의 대중가수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북한에서 공연했다. 1985년 첫 방북 공연 때부터 김정구·김희갑·하춘화 등 당대 인기가수들이 참여했다. 1999년 평화친선음악회에는 패티김·태진아·최진희·설운도 등 중견 가수와 젝스키스·핑클 등 아이돌그룹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02년 MBC 평양 특별공연에는 이미자·최진희·윤도현밴드·테너 임웅균 등이,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는 조영남·이선희·설운도·신화·베이비복스와 바리톤 김동규 등이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