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세형 기자
2012.06.13 18:04:47
마이크 무어 "보호주의 일시방편 해결책일뿐"
자크 아탈리 "글로벌 법치주의 필요"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정부가 보조금과 대출을 통해 위기를 해결하려는 것은 마치 우리에게 이불을 덮어씌워 위기가 피해가기 만을 바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마이크 무어 전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유럽은 공동시장을 구축했고 공동통화를 구축했지만 단일화된 법치주의를 마련하진 못했다. 전세계가 위기를 겪는 것은 시장이 세계화된 반면 법치주의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자크 아탈리 유럽부흥개발은행 초대총재)
이데일리 주최로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세계전략포럼(WSF) 2012`이 13일 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의 주제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개막 첫날에는 현재 글로벌 경제위기 원인의 진단에 촛점이 맞춰졌다면 마지막 날에는 해결책과 대응이 중심이 됐다.
마이크 무어 전 사무총장은 보호주의를 통해 이번 위기를 넘기려는 일부 국가들을 경계하면서 자유무역 확대를 통한 세계화 강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보조금과 대출을 통한 문제 해결은 잠시동안 오래된 일자리를 지킬 수 있지만 새로운 일을 잃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크 아탈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전세계가 동일한 룰에 따라 움직이는 `글로벌 법치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 통화와 시장까지 만든 유럽이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글로벌 법치주의가 적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세계적으로도 시장은 글로벌 마켓이 됐지만 글로벌 법치주의는 발달하지 않아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은 1950년대 상황 즉, 독립국가로 살았던 보호주의의 시대로 가든지 단일한 예산체계로 갈 건인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고 앞으로의 한 달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현재 지도자들이 효율적인 가버넌스를 구축하지 못하면 20년 뒤에도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것"이라고 우려했다.
아탈리가 주장한 글로벌 법치주의에 대한 반대의견도 나왔다. 아넷 니츠 중국 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국제전략책임자는 "앞으로 세계 성장의 30%를 책임질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 중에는 현재 민주주의가 아닌 나라들이 많다"면서 글로벌 법치주의가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위기 해결책에 대해선 갑론을박 했으나 아시아권의 미래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니콜라스 질라니 아부다비 국립은행 투자은행그룹 공동대표는 "미국과 유럽이 (시장경제의 중심축을) 아시아·브릭스에 내줄지는 아직 모르지만, 아시아는 이미 영내 교역방법을 터득한 만큼 더는 워싱턴(미국)이나 브뤼셀(유럽)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특별연설자로 나서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위험요인을 냉철히 인식하고 관리해 나가면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