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트럼프發 관세 인상 가능성 커…韓 부정적 충격"
by이소현 기자
2024.12.09 14:51:11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12월 글로벌 경제 전망
美 관세 인상 시 부정적 충격 국가에 한국 포함
中4.3%, 韓2.0%…내년 GDP 전망 하향 조정
"韓계엄령, 정치적 불확실성 혼란 장기화" 우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집권 이후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점치면서 부정적인 충격이 예상되는 국가 목록에 한국을 포함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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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는 8일(현지시간) 브라이언 콜튼 피치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12월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국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며, 캐나다와 중국, 멕시코, 한국, 독일에서 가장 큰 부정적인 충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소비자 지출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관세 인상이 임박하면서 미국 수입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현재 약 2%에서 약 8%로 상승해 1960년대 후반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치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6%로 소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트럼프 관세’ 영향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 부정적인 충격이 예상되는 곳은 중국과 한국이 대표적이다.
피치는 중국의 실효 관세율이 25% 상승하는 것으로 가정했으며, 중국의 내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9월에 제시한 4.5%에서 4.3%로 낮추고, 2026년 전망치 역시 4.3%에서 4.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러한 수정 규모는 중국의 재정 정책이 보다 공격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으로 인한 중국의 성장세 약화는 다른 신흥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하겠다고 예상하면서 한국의 연간 GDP 성장률 추정치를 2.2%로 낮췄다. 한국의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강화를 가정하면 한국 수출에 대한 관세는 다른 교역 상대국보다 낮아지지만, 2023년 한국 상품 수출의 약 40%를 차지한 중국과 미국의 수요 감소는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의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내수 리크스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대통령의 단기간 계엄령 선포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신뢰도 및 노동 파업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통해 위험을 가져오지만, 혼란이 얼마나 장기화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6일 한국의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전체 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를 부여하고 있다.
또 피치는 “10월 초 이후 원화가치가 약세를 보이며 작년 말 대비 약 8% 상승한 환율 약세는 물가 상승률에 소폭의 상승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피치는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로 0.25%포인트 깜짝 인하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초기 예상치를 벗어난 것”이라며 “내년에는 추가로 50bp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