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비리’ 라비, 법정서 읽어 내린 편지…"하루하루 반성"

by이유림 기자
2023.10.31 13:05:34

서울남부지법 첫 항소심 재판
가짜 뇌전증으로 병역 면탈 시도 혐의
''수감'' 나플라, 수의 입고 법정 들어서
나플라 측 "형 지나치게 무거워" 항소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병역 비리’로 1심 유죄를 선고받은 그룹 빅스(VIXX) 출신 라비(본명 김원식)가 31일 항소심 첫 재판에서 “제 자신이 부끄럽다”며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병역 브로커를 통해 병역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를 받는 래퍼 라비(30·김원식)가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 2-3부는 이날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 등 9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라비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사회봉사 120시간을, 나플라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 판결 이후 검찰은 “죄질이 불량한 데 비해 양형이 부당하다”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실형을 선고받은 나플라 측 역시 항소했다. 반면 라비 측은 1심 결과를 받아들여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라비의 변호인은 이날 첫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 원심 선고에 대해서도 항소하지 않았다”며 “검찰 측 항소 이유는 1심에서 충분히 심리되어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비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품에서 꺼내 읽으며 “저의 어리석은 선택으로 피해를 본 분들께 죄송한 마음에 하루하루 반성하는 나날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사회에서 저를 사랑해주신 분들께 자랑스러운 존재이고 싶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노력의 방식 속에서 편법에 합류한 제 자신이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한 “이번 사건을 겪으며 제 삶의 태도를 되돌아봤다”며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평생 저의 과오를 잊지 않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라비는 병역 브로커 구 모씨와 공모해 가짜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하며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구씨에게서 시나리오를 받아 실신한 것처럼 연기해 병원 검사를 받았고, 같은 해 6월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했다. 이 소식을 전달받은 구씨는 라비에게 ‘굿, 군대 면제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나플라는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나플라의 변호인은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방해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나플라는 서초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구씨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된 후 141일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공판은 11월 24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