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 재선임된 박찬구 회장 "박삼구 회장 퇴임 안타깝다"

by남궁민관 기자
2019.03.29 11:12:19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으로 함께 이목이 쏠렸던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가 이변없이 종료됐다. 이날 주주총회장에 직접 참석해 금호석유(011780)화학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친형인 박삼구 회장의 퇴진 소식과 관련 “안타깝다”고 짧은 입장을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는 300명에 가까운 주주들이 몰리는 이례적 풍경이 연출됐다. 일부 주주들은 주주총회장 안으로 입장하지 못하고 복도와 계단에 서서 상황을 전달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박찬구 회장의 친형이자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날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까지 재계 및 주주들의 관심이 쏠린 모양새다. 박삼구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고, 그룹 회장직은 물론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등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직 역시 모두 내려놓았다.

이에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박찬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황과 관련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원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어떻게 갈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지분율 11.98%)다.



북적이는 주주들 속에서도 주주총회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당초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배임 혐의로 실형을 받은 데다, 저배당 정책 논란 등으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물음표가 붙어왔다. 다만 견조한 실적개선을 끌어내는 등 안정적 경영능력으로 재선임에 성공한 모습이다.

박찬구 회장과 더불어 사내이사에는 최근 금호피앤비화학 신임 대표이사를 맡은 신우성 전 한국바스프 회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정진호 더웰스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재선임, 정용선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정진호 사외이사는 감사위원으로도 재선임됐다. 이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 한도 등 의안도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날 의장으로 자리한 김성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국면 진입과 국내 제조업의 성장 활력이 둔화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황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수익구조 개선, 이해관계자 분들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어 7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며 “귀어초심의 마음으로 기본과 원칙을 탄탄히 하고 동시에 변화를 통해 글로벌 리딩 케미칼그룹에 한걸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 경영부진에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사내외이사 선임과 관련 반대표를 던졌지만,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