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4.03.31 15:38:14
31일 한반도 긴장 고조에도 3200억 순매수
신흥국 중 리스크 낮아..조선·철강 등 주목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외국인의 귀환에 국내 증시가 반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의 복귀는 필연적이라며 이들이 앞으로 매수할 업종과 종목을 미리 예측해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간 외국인으로부터 소외됐던 대형주가 유망하다는 관측이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2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해안포를 발사하면서 한반도 내 긴장이 고조됐음에도 외국인의 매수세는 흔들리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됐다.
외국인은 지난 26일부터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주식은 총 8600억원을 웃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도 2.3% 가까이 상승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선물 매수와 비차익프로그램을 통한 바스켓 매수를 단행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수는 패시브 펀드에 의한 프로그램 비차익 매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배경과 관련, 신흥국 증시가 재조명되는 가운데 신흥국 중에서도 리스크가 낮은 우리나라 증시에 대해 점차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의 온도 차가 지금처럼 극단적인 수준을 형성하면 투자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시도가 뒤따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처럼) 리스크가 낮은 국가로 자금은 유입되기 마련”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 역시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을 이끄는 요인이다. 국내 기업들의 시가총액 대비 현금과 현금성 자산 비중은 12%로, 역대 최고 수준. 국내 증시의 주가순이익비율(PER)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성장률과 할인율 스프레드(격차)는 2월을 저점으로 반등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에 대한 시장의 비관론이 잦아들면 외국인 수급에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사들일 업종과 종목에 주목하라는 견해다.
이재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선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지수 게임이 가능한 대형주에 관심을 둘 것”이라며 “코스피50지수의 코스피 대비 상대 PER이 93%대로 역대 최저 수준인 만큼 업종 내 시가총액 1~2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해당하는 업종으로는 근래 들어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많이 줄어든 조선이나 절대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외국인 시가총액이 감소한 철강, PER과 PBR이 모두 낮은 반도체·장비 등이 거론된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PBR이 낮은데다 경기 순환 성격이 강하고 이익 추정치 변화 대비 낙폭이 컸던 철강과 조선, 은행 등의 업종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