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연합뉴스 기자
2013.04.10 20:52:26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북한이 최근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축제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이 최대의 민족명절로 삼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비롯해 각종 기념일을 경축하는 체육, 문화 행사가 예년처럼 잇따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달 14일 평양에서 김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국제육상연맹-제26차 만경대상마라톤경기대회’가 진행된다고 10일 전했다.
특히 함창혁 체육성 부처장은 국내 선수 600여명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우크라이나, 체코, 짐바브웨, 케냐,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16개 나라와 지역에서 온 수십명의 남녀 선수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9일 나카무라 켄키 회장이 이끄는 ‘일-조(북일) 학술교육교류협회’ 대표단이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소개했다.
국제마라톤대회 개최와 북일학술교육교류협회 대표단 방북은 북한이 최근 평양에 있는 외국 공관과 국제기구에 한반도 정세의 악화를 언급하며 직원들의 철수를 사실상 권고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태양절을 기념하는 대규모 문화축제도 열린다.
중앙통신은 이달 11일부터 제3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이 전문예술단체, 예술선전대, 근로자, 해외동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평양의 10여개 극장과 음악당, 회관에서 개·폐막식과 공연을 진행할 준비를 완료했다며 “참가단위들에서는 이번 무대에 새 맛이 나고 시대정신이 나래치는 훌륭한 무대예술작품과 군중예술작품들을 내놓기 위한 창조열풍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김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는 새 우표 4종도 선보였고, 리무영 내각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산업미술전시회 개막식도 열렸다.
이스마일 아흐메드 하산 북한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태양절을 기념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꽃바구니를 김영일 노동당 국제비서에게 전달했다.
북한에 주재하는 각국의 무관단은 이날 김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해 기념식수를 했고, 재일본조선민주여성동맹과 재중조선인총연합회 등 일부 해외 친북단체 대표단은 평양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대 20년을 경축하는 청년학생들의 무도회가 평양 당창건기념탑, 개선문광장 등지에서 전날 열렸고, 전국 각 시·도·군에서도 경축무도회가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김 위원장의 추대 20년을 기념하는 인민군협주단의 음악무용종합공연 ‘백두산 총대로 최후승리 떨치리’가 열렸다.
한반도 긴장 상황과 대비되는 북한 내 경축 분위기는 김 주석의 생일인 오는 15일까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심각한 전시 태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최근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하는 행보가 심리전의 일환임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른 한편에서 각종 경축행사는 내부적으로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과시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