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4.04.22 19:15:28
17대 국회서 누가 뛰나
[조선일보 제공]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4·15 총선에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걸었고, 사상 초유의 여당 과반 의석이라는 결과를 일궈냈다. 후보 영입부터 선거운동까지의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고, 그 과정에서 넓은 의미의 ‘정동영 인맥’의 세가 크게 불어났다.
17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심으로 정동영과 가까운 사람들을 꼽자면 크게 기존 정치권과 영입그룹으로 나뉘고, 영입인사들은 다시 관료·재계 출신, 법조계 및 학계, 언론계 출신으로 대별된다. 정치권에서는 김한길 전 의원과 정동채 의원이 대표적인 ‘친구’ 사이로 꼽힌다.
두 사람은 ‘노인 폄하’ 발언으로 정 의장이 사퇴를 고심했을 때 적극 만류하는 등 정 의장에게 어떤 말이라도 다 할 수 있는 허심탄회한 사이라고 한다. 김 전 의원은 총선기획단장으로 공천과 영입 작업을 정 의장과 함께 주도했었다.
이강래·이종걸·정장선 의원 등도 정 의장을 적극 지원하며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는 당내 우군(右軍)이다. 분당 전 민주당 내 개혁파의 대표로 정 의장과 함께 ‘천·신·정’으로 불렸던 천정배·신기남 의원도 정 의장과 친분이 두텁지만, 정치 역학상으로는 서로 균형적인 자리에 서려는 사이다.
당내 개혁세력의 리더인 유시민 의원도 정 의장의 임기(2년)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정 의장에게 협조적인 관계이지만, 사안별로 노선을 달리하는 견제관계이기도 하다. 당료에서는 총괄사무처장을 맡아온 김영주 당선자와 김현미 전 청와대 정무2비서관이 정 의장 계열로 통한다.
영입 인사들의 상당수도 정 의장이 직접 나서 ‘삼고초려’를 한 경우여서 정 의장의 ‘지원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명광 전 경희대 부총장은 2002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때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남다른 인연이 있고, 정 의장의 지역구(전주 덕진)를 물려받아 전국 최다 득표를 한 채수찬 미 라이스대 교수는 정 의장의 고교 후배로,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정 의장의 특보역을 맡아왔다. 최규식 전 한국일보 편집국장도 정 의장과 전주고 동문이다.
박영선 당 대변인은 정 의장과 MBC 선후배 사이로, 정 의장이 미국 LA에서 박 대변인을 중매까지 선 사이다. 비례대표 마지막 순번(24번)으로 당선된 김재홍 경기대 교수나 MBC 출신 노웅래 당선자, 민병두 전 문화일보 정치부장도 정 의장이 기자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경우다.
김명자 전 환경장관, 정의용 전 제네바 대사나 조성태 전 국방장관, 정덕구 전 산자부 장관 등은 정 의장이 이전부터 교분을 토대로 여러 차례 만나서 영입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정 의장의 든든한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 대표도 스타 CEO 케이스로 정 의장이 특별히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비례대표 당선자인 장복심 전 대한약사회 부회장도 정 의장과 오랜 인연이 있고, 최성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정 의장을 측근에서 보좌했었다.
홍창선 KAIST 총장은 지난 1월 정 의장이 과학기술 상임위 활동을 할 때부터 인연이 있었던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인천지법 판사를 그만둔 이상경 당선자, ‘민변’인 최재천, 문병호 변호사나 이은영 외대 법대 교수도 정 의장이 지인들의 소개로 적극 영입한 경우이다.